고흐·고갱 홀린 ‘우키요에’
고흐·고갱 홀린 ‘우키요에’
  • 구미현 기자
  • 승인 2013.07.02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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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화 교수, 울산대서 시연회… 울산 애호가들 매료
▲ 히로코 후루야 일본 다마대학 교수가 2일 울산대학교 28호관에서 미술대학 서양화, 동양화 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본의 근대판화 시연을 하고 있다. 김미선 기자
일본, 미국, 한국 미대 교수들이 조교로 변신했다. 이들은 또 서로 특강을 하겠다고 나섰고, 학생들은 서로 체험해보겠다며 실랑이를 벌였다.

2일 오후 울산대학교 미술대학 28호관 704호실에서 열린 일본 목판화 ‘우키요에(浮世繪)’ 특강시간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날 강의실에서는 일본의 수성목판화의 대표작가이자 다마(多魔)미술대학 판화과 히로코 후루야(古谷博子) 교수가 울산대학교 미술대학 학부생들에게 일본의 전통 목판화 ‘우키요에’에 대한 설명과 시연을 하는 특강이 열렸다.

이날 강의실에는 후루야 교수가 ‘우키요에’ 제작과정을 시연하자 학생들의 감탄사가 이어졌다.

후루야 교수가 ‘우키요에’를 제작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겐또(핀트)’를 잘 맞춰야 한다고 하자 강의실은 웃음바다가 됐다.

제작도구로 사용되는 붓으로 말꼬리 털과 사슴 털이 사용됐고, 문지르는 도구는 상어가죽이 사용됐다고 얘기하자 학생들은 신기하다는 듯 서로 만져보겠다고 나섰다.

울산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동양화과 학생 30여명은 방학기간임에도 특강을 찾는 열의를 보였다.

혼자 작업하기 힘든 목판화의 특성상 보조가 필요하자 일본의 목판화 거장이라고 불리는 다마(多魔)미술대학 판화학과 교수 케이세이 고바야시(小林敬生)씨와 울산대 미대 임영재 교수가 후루야 교수의 조교를 기꺼이 자처하고 나섰다. 이들은 종이에 물을 묻혀 나르고, 물감이 찍힌 종이를 말리는 작업을 했다.

또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파사데나 시립 대학(Pasadena City College) 판화과 교수인 클라우디오 스틱커(Claudio Stickar)씨는 “나도 우키요에 전문가”라며 “특강을 하고 싶으니 시간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할 정도로 강연의 반응은 교수, 학생 할 것 없이 뜨거웠다.

판화를 전공하는 박사과정의 학생들도 강의실을 찾아 후루야 교수에게 평소 궁금했던 점을 질문하기도 했다.

시연회에 앞서 케이세이 고바야시 교수가 우키요에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게 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고바야시씨는 “우키요에는 일본의 무로마치(室町)시대부터 에도(江戶)시대 말기인 19세기에 서민계층을 기반으로 발달한 풍속화”라며 “이 우키요에가 고흐, 고갱 등 유럽의 인상파 화가들에까지 전해져 널리 알려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강의에 참가한 오소영(울산대 동양화과 1)씨는 “유명한 목판화가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강의를 들으러 왔다”며 “제작 과정 하나하나가 신기하고 생각보다 섬세한 작업이 흥미로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김원옥(울산대 서양화과 2)씨는 “이분들의 특강을 들은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며 “목판화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시간이 돼서 유익했고, 내년에는 국제목판화페스티벌에 서양화과 학부생들도 참여하는 시간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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