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저장시설에다 2020년까지 울산 남·북항 석유저장시설이 완비되면 동북아오일허브는 싱가폴(5천220만 배럴)에 이어 세계4위의 석유저장시설 및 국제석유거래소로 부상한다. 거기서 파생되는 경제적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2009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이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했더니 생산유발효과만 자그마치 4조4천647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기준 울산 총생산액(GDP)이 약 27조 7천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또 고용유발효과가 약 2만2천명이고 울산지역 내 부가가치 유발효과만 9천481억원인 것으로 발표됐다. 해외 오일허브의 경우 싱가포르는 부가가치 창출효과가 GDP의 11.5%를 차지하고 있다. ARA는 네델란드 GDP의 7.3% 수준이다.
이런 오일허브를 울산에 구축하자고 중국이 손을 내밀었다. 지정학적 위치, 석유산업·항만 인프라 발달, 깊은 수심과 항만조건 등을 고려했을 때 자국(自國)에 그럴만한 장소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또 현재 중국이 이용하는 싱가포르오일허브는 자체 지분이 없어 국제유가 변동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 한계점도 있다. 그 뿐만 아니다. 최근 러시아가 태평양 쪽 송유관을 완성해 울산에 오일허브를 구축할 경우 시베리아의 값싼 원유를 도입할 수 있다는 계산도 했을 것이다.
울산에 이런 기회가 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 동안 정부 측은 매번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사업을 궁지로 몰았던 게 사실이다. 그랬던 것이 이제 한·중 경제협력이란 새로운 장(章)으로 들어서게 됐다. 이렇게 중국이 손을 내밀기까지 지역 국회의원, 항만 관계자, 지자체 관계자들이 이 사업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했다.
석유거래소 설립은 지자체, 한국석유공사 차원을 넘어서는 국가기간사업이다. 울산이 애써 가꿔온 동북아오일허브 구축이란 싹을 정부가 어떻게 꽃 피울지 기대를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