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경협모델, 동북아오일허브
한·중 경협모델, 동북아오일허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6.30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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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와 중국 시노팩(중국석유화공집단공사)이 공동으로 울산에 국제석유거래소를 설립키로 하고 지난달 28일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LOI에 이어 정식계약이 체결되면 지난달 24일 준공된 전남 여수석유저장시설(820만 배럴)과 함께 울산(2천840만 배럴)이 세계 4대 오일허브의 중심도시로 도약하게 된다. 세계 3대 오일허브로는 미국의 걸프연안지역, 유럽의 ARA(암스테르담, 로테르담, 앤트워프), 싱가포르 등이 있다.

여수 저장시설에다 2020년까지 울산 남·북항 석유저장시설이 완비되면 동북아오일허브는 싱가폴(5천220만 배럴)에 이어 세계4위의 석유저장시설 및 국제석유거래소로 부상한다. 거기서 파생되는 경제적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2009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이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했더니 생산유발효과만 자그마치 4조4천647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기준 울산 총생산액(GDP)이 약 27조 7천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또 고용유발효과가 약 2만2천명이고 울산지역 내 부가가치 유발효과만 9천481억원인 것으로 발표됐다. 해외 오일허브의 경우 싱가포르는 부가가치 창출효과가 GDP의 11.5%를 차지하고 있다. ARA는 네델란드 GDP의 7.3% 수준이다.

이런 오일허브를 울산에 구축하자고 중국이 손을 내밀었다. 지정학적 위치, 석유산업·항만 인프라 발달, 깊은 수심과 항만조건 등을 고려했을 때 자국(自國)에 그럴만한 장소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또 현재 중국이 이용하는 싱가포르오일허브는 자체 지분이 없어 국제유가 변동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 한계점도 있다. 그 뿐만 아니다. 최근 러시아가 태평양 쪽 송유관을 완성해 울산에 오일허브를 구축할 경우 시베리아의 값싼 원유를 도입할 수 있다는 계산도 했을 것이다.

울산에 이런 기회가 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 동안 정부 측은 매번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사업을 궁지로 몰았던 게 사실이다. 그랬던 것이 이제 한·중 경제협력이란 새로운 장(章)으로 들어서게 됐다. 이렇게 중국이 손을 내밀기까지 지역 국회의원, 항만 관계자, 지자체 관계자들이 이 사업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했다.

석유거래소 설립은 지자체, 한국석유공사 차원을 넘어서는 국가기간사업이다. 울산이 애써 가꿔온 동북아오일허브 구축이란 싹을 정부가 어떻게 꽃 피울지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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