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 대신 칼 쥔 서예가
붓 대신 칼 쥔 서예가
  • 구미현 기자
  • 승인 2013.06.24 21: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숙례·김석곤 목판화가로 변신
국제판화전 출품작 다듬기 바빠
▲ 서예가 김석곤(왼쪽)씨와 김숙례씨.

울산의 대표적인 서예가 김숙례, 김석곤씨가 목판화가로 변신을 시도했다. 주변에서는 이 변신이 성공적으로 발전할지 주목하고 있다.

서예가 김숙례씨와 김석곤씨는 다음달 4일부터 10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2013 울산국제목판화페스티벌(the Woodcut)’에 목판화를 출품해 평가를 받을 태세다.

24일 오전 중구 옥교동 ‘Gallery Ah’ 2층에 위치한 김숙례씨의 작업실에서 만난 이들은 목판화가 가진 우수성을 설명했다.

40년 넘게 지역에서 서예가로 활동해 온 김숙례씨는 “목판화라는 장르는 대학에 다니던 시절부터 늘 동경해오던 장르였다”며 “그동안 배울 기회가 닿지 않았지만 울산대 임영재 교수의 권유로 올해 초 ‘목판화 워크숍’에 가입해 본격적으로 배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서예와 판화는 매우 이질적인 장르라고 여겨왔지만 작업을 해보니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며 “붓과 칼이라는 도구의 차이일 뿐 작품에 임하는 작가의 태도나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이 그간 작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 김숙례 서예가‘Emptiness’75.5×58㎝.

 

김숙례씨는 이번 ‘the Woodcut’에 작품 ‘비움’을 선보인다. 작품에는 이른바 ‘김숙례체’라고 불리는 그만의 개성이 드러난 독특한 글씨체 ‘비움’과 ‘행복’을 목판에 새겼다.

주로 한자 서예 작업을 해온 김석곤씨는 “목판화가 갖는 장점은 나무와 칼의 새김이 만나 서정적인 조형미를 느끼게 한다는 것”이라며 “이번 작업을 통해 붓과 칼의 차이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이번 페스티벌에 출품하는 것으로만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서예와 병행해 상형문자를 조형화하는 목판화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김석곤 서예가‘옛 이야기’75×58㎝.

그는 페스티벌에 한시를 그림문자로 표현한 작품 청빈의 덕을 표현한 시 ‘옛 이야기’를 선보인다.

이들은 자신들이 국제적인 행사에 참여해 세계적으로 이름난 작가들의 작품에 누를 범할까 조심스럽다고 우려를 표하는 한편, 의미있는 행사에 참가하는 것 만으로도 영광이라고 말했다.

울산대 미술대학 임영재 교수는 “최근 서양화가, 서예가 등 지역 작가들 중심으로 장르의 상호 교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처럼 미술장르의 실험 작업이 우리 전통 회화 중 하나인 목판화에 접목돼 작품 영역이 더욱 넓어진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구미현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