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귀한 희생 잊지 말아야
고귀한 희생 잊지 말아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6.24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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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6·25 한국전쟁이 오늘로 63주년을 맞는다. 그 전쟁은 사전에 많은 조짐과 경고가 있었음에도 우리들의 오판과 방심에서 빚어진 민족적 재앙이었다. 전쟁 기간 동안 남한에서만 약 100만명의 민간인이 희생됐고 유엔군 4만670명을 포함해 국군 17만8천 569명이 전사했다.

한국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과 인접해 있던 울산에서도 많은 젊은이들이 전장에 나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전쟁 발발 뒤 2개월만인 8월말 무렵 아군이 울산 북방 40㎞ 지점에 있는 경주까지 밀리자 울산 출신 학도병들과 청·장년 그리고 소년병들이 그 쪽 전투에 참가했다. 전쟁으로 국가 행정이 마비돼 전투 병력을 보충할 수 있었던 곳은 전선과 가까우면서도 적에 점령당하지 않은 울산, 경주지역 뿐이었다. 당시 많은 울산 출신 학도병들이 경주 북방 안강·기계 전투에서 전사한 것도 그 때문이다.

최근 모 언론매체가 전국 고교생 506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더니 69%(349명)가 6·25 전쟁을 ‘북침’으로 대답했다고 한다. 또 지난 6일 안전행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중·고교생 1천명을 대상으로 ‘국민 안보의식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53%가 6·25가 언제 발발했는지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북한은 63년 전과 달라진 게 전혀 없다. 3차 핵실험으로 지금은 동북아 뿐 만 아니라 전 세계의 안정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남북 당국자회담을 하루 앞두고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그런 ‘쇼’로 주변국들의 이목을 끈 뒤 북미회담을 제안하는 기만성까지 보이고 있다. 그들은 2010년 3월 천암함을 폭침하면서 울산·포항 등 후방 산업도시도 동시에 타격하려한 바 있었다.

그럼에도 63년 전 조국을 위해 목숨을 버린 영웅들이 점차 잊혀가고 있다. 일부 친북·종북 주의자들은 그들을 ‘조국통일의 방해꾼’이라고까지 폄하한다. 독재 권력세습을 거듭하는 북쪽은 민족 정통성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작 자신들이 몸 붙여 살아왔던 곳은 정체성이 없다고 우기는 사람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는 그날의 구국영령들 앞에서 고개를 들 수 없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와 번영이 ‘잊혀가는 정쟁’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국군 장병들의 희생 위에 이뤄졌기에 더욱 그렇다. 그들의 고귀한 희생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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