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란전 1500년전에도 열렸다
한-이란전 1500년전에도 열렸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6.19 21: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과 이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A조 최종예선전이 열린 지난 18일 오후 9시 울산 남구 옥동 문수월드컵축구경기장은 축제 분위기였다.

한국이 졌지만 승패와는 상관없었다. 시민들은 그 순간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시민들은 갖가지 응원도구를 챙겨 경기장을 찾았다. 선수들의 몸짓 하나에도 환호했다.

이날 문수경기장은 11년만에 최다 관중을 동원했다. 4만4천여 관중석이 오후 6시 입장 시작과 동시에 꽉 찼다. 관중들은 대한민국의 본선진출을 염원하는 ‘대~한민국’ 구호를 비롯해 ‘오 필승코리아’, ‘아리랑’,‘승리를 위하여’ 등의 응원가를 반복하며 경기 내내 쉴새없이 목청을 높였다.

이날 경기장 안은 붉은 악마가 된 시민들의 함성소리로 가득찼다. 붉은 악마가 있는 관중석으로 넓이 60m, 길이 40m에 달하는 대형 태극기가 펼쳐지는 장관이 연출됐고, 이에 관중은 열광했다. 장내 아나운서도 경기 시작 “울산시민 여러분!”을 연호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경기를 지켜보다 갑자기 머릿속을 스친 생각이 있었다. 지난 14일 한양대에서 열린 ‘쿠시나메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된 페르시아와 신라의 교류 문화에 관한 것이었다. 쿠시나메는 고대 페르시아 서사시이다.

여기에는 1천500년 전 페르시안과 신라인들이 함께 축국(蹴鞠)을 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축국은 고대 축구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부터 축국을 했다고 전해져오고 있다. 문수경기장을 달리고 있는 한국과 이란 선수가 아마 1천500년전 신라인과 페르시안의 후예들일 것이다.

2013년 6월 18일 현재 울산에서도 공놀이의 형태는 예전의 것과는 다르지만 그들이 다시 만나 축구 경기를 펼치며 우정을 다졌다. 그때도 양국의 선수들이 축국을 하는 모습을 보고 신라인들은 현재의 울산시민처럼 열심히 응원을 했을 것이다.

시간은 흐른다.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은 다르지 않다. 1천년이 지난 후에도 지금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구미현 취재1부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