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덫에 걸린 대기업 근로자
도박 덫에 걸린 대기업 근로자
  • 권승혁 기자
  • 승인 2013.06.18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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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근무 2명, 판돈시비 사망·거액빚 고민 자살
현대자동차 정규직, 비정규직(사내하청) 근로자가 지난 17일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됐다. ‘도박’이 직·간접 원인으로 작용했다.

울산 중부경찰서는 직장 동료를 밀쳐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로 현대차 정규직 A(48)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17일 오후 10시께 울산시 중구 한 음식점에서 몸싸움을 하다 동료 B(53)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다른 동료들과 회식을 마치고 식당에서 화투판을 벌였다. 이후 A씨가 돈을 모두 잃고 B씨에게 차비를 빌리던 중 말다툼을 하다 몸싸움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A씨에게 떠밀린 B씨가 탁자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쳐 정신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B씨의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같은 날 오후 7시에는 현대차 사내하청 근로자 C(52)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C씨는 평소 스포츠 도박에 중독, 1억5천만원의 부채를 안게 되면서 회사에 가불 신청을 하는 등 고민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같은 점을 고려할 때 C씨가 빚 문제로 고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에서는 직원들의 도박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동료와의 도박으로 인한 폭행 사건도 빈발한 실정이다.

올해 초에는 현대차노조 전·현직 간부를 포함해 직원 62명이 근무 중 사이버도박을 한 혐의로 한꺼번에 적발되기도 했다. 이 중 6명은 재판에서 적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1천700만원의 벌금을 받았다. 권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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