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희, 뒷놀이로 씨름 택한 유일한 줄다리기”
“마두희, 뒷놀이로 씨름 택한 유일한 줄다리기”
  • 양희은 기자
  • 승인 2013.06.1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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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한 줄과 곳은 태화나루에서 배 매는 줄과 말뚝으로 사용
▲ 지난해 중구에서 재현된 마두희 장면. 17일 마두희 심포지엄에서 한양명 교수는 마두희의 정체성을 담아 재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울산의 대동놀이로 내려오고 있는 마두희는 뒷놀이로 씨름이 행해졌고 놀이가 끝난 후 줄과 곳은 태화나루에서 배를 매는 줄과 말뚝으로 사용하는 등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특징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 중구와 중구문화거리축제추진위원회는 17일 오후 중구청 컨벤션홀에서 ‘울산 마두희의 전승양상과 성격’을 주제로 마두희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안동대학교 민속학과 한양명 교수는 울산 마두희는 다른 지역의 줄다리기 뒷놀이와는 양상이 다른 씨름을 채택해 전국에서 유일하다고 밝혔다.

19세기 전반까지 벌어진 마두희에서는 씨름을 뒷놀이로 채택했다. 씨름은 현재의 토너먼트가 아닌 ‘편싸움’ 방식으로 진행됐다. 마지막까지 남은 장정(판막음장사)이 어느 편의 인물인가를 두고 승패를 가리는 방식으로 열렸을 것으로 봤다.

한 교수는 씨름을 뒷놀이로 택한 것에서 마두희가 단오 행사의 하나로 다른 연행과 유기적인 관계에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으며, 마두희의 승부가 줄다리기와 씨름으로 이원화돼 보다 많은 지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개방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마두희는 줄과 곳나무 처리 방식에서도 기존 줄다리기와 구별된다고 밝혔다.

마두희 승부가 결정된 뒤에 줄과 곳나무를 태화나루로 옮겨 배를 매는 줄과 말뚝으로 사용하게 했다는 것이다. 이는 태화나루가 위치한 곳이 용의 거처로 인식돼 용신의 힘으로 동해로 달려가는 마두(馬頭)를 당겨 매어두자는 주술적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마두는 무룡산이 동해를 향해 달려가는 형국이 말머리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으로 마두희를 통해 동해로 가는 용(무룡산)을 묶어두려 한 의미가 있다. 우리 조상들은 마두희를 통해 산룡(山龍)을, 줄과 곳을 태화나루에서 사용해 수룡(水龍)도 잡아두려 한 것으로 풀이했다.

한 교수는 지난해 울산에서 열린 마두희 재현을 두고 “지역 전통의 계승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며 “뒷놀이로 씨름을 택하고 놀이가 끝난 후 줄과 곳을 태화나루에서 사용한 점 등이 마두희의 정체성을 담고 있으므로 반드시 이를 고려해 마두희를 재현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양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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