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범죄, 더이상 안된다
먹거리 범죄, 더이상 안된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6.10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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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음식물을 만들어 팔거나 음식물의 질(質)을 속이는 일은 개발도상국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지 국민소득 2만 달러로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둔 우리에겐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다. 그럼에도 가축용 사료로 만든 참기름이 울산 시중에서 버젓이 팔려 나갔다. 또 저질 식물성 기름에 다른 기름을 섞어 고급 참기름인 양 판매됐다. 천인공노할 일이다.

울산 경찰이 가축용 사료인 깻묵으로 가짜 참기름 100만병 이상을 만들어 시중에 유포시킨 참기름 제조업자 17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이들은 깻묵에서 짜낸 ‘호마유’ 에다 다시 콩기름이나 옥수수기름 등을 섞어 소위 ‘향미유’란 걸 만들어 내다 팔았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이들이 벌어들인 돈이 자그마치 25억 5천만원이다.

참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가 바로 깻묵이다. 깻묵은 주로 가축사료로 이용된다. 그러다 보니 그 안에 기름을 짤 때 사용하던 종이, 기름걸레, 비닐껍질 같은 불순물들이 들어있다. 가축용 사료 제조공장들이 이들을 걸러내고 축산 농가에 1kg당 100~200원에 넘긴다.

이번에 잡힌 참기름 제조업자들은 이런 깻묵에 핵산이란 식품첨가물을 넣어 호마유 430t을 만들었다. 또 이들은 이 중 일부에 다른 식물성 기름을 섞어 향미유 115t을 제조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향미유가 ‘맛 기름’이란 이름으로 울산 식당가에서 사용됐으니 우리는 눈을 멀겋게 뜨고 불량식품을 삼킨 셈이다.

올해 들어 이런 일이 벌써 3번째다. 지난 4월 북구 친환경 무료급식소에 무공해 식품을 납품하는 농가가 ‘콩나물 양심선언’을 했다. 순수 국산 콩으로 콩나물을 길러 납품하는 줄 알았는데 일부 농가가 중국산 콩을 섞어 재배한 사실이 드러났다. 최근에는 한우 등급을 속여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은 3등급 한우를 1등급 인양 개체번호표를 위조해 팔아 50억원을 편취했다. 쇠고기 한 점, 콩나물 무침 한 젓갈 집기가 두려울 정도다.

먹거리로 ‘장난질’하는 사람들은 일반 범법자 보다 더 엄히 다스려야 한다. 불량 식품은 국민의 생명·건강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그런 불량 식품이 우리 몸에 들어가 각종 질병을 일으키고 목숨까지 앗아간다. 하지만 이런 식품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 처벌 정도가 가벼워서다. 관련법을 강화해서라도 이 문제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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