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합리적인 비평회였나?
과연 합리적인 비평회였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6.0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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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전 남구문화원 2층 회의실. 울산문화원연합회가 공개토론회를 마련했다. 최근 발간한 ‘울산금석문’의 부실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비평문화를 만들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문화적 논란에 대한 토론회는 지역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 울산지역 각계 문화 관계자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한 기관장은 토론회가 끝나자마자 기자에게 토론회가 어땠는지를 묻는 연락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어떠한 말로 답을 해야할지 난감했다. 말 그대로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비평회였는가’에 대한 의문이 머릿속에 빙빙 돌았다.

결론은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토론’이 아니었다. 이유 중 하나는 문제를 제기한 박채은씨가 불참한 반쪽짜리 공개토론회였기 때문이다. 박채은씨는 “공식적인 초대를 받지 못했고, 다른 장소면 몰라도 내 발로 걸어 나온 남구 문화원을 다시 찾는 것이 힘들다”며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토론회 전 본지를 통해 말했다.

문화원연합회는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박채은씨를 토론회에 끌어냈어야 했다. 전화 한통 하지 않고 단순히 등기로 초대장을 발송하는데 그친 정도는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해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비평문화’를 만든다는 당찬 포부와는 달리 성의가 미약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박채은씨도 공개토론회에 불참함으로써 자신이 제기한 금석문 오류 문제에 대한 주장에 힘을 실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 사실이다.

진행방법도 문제였다. 이 날 토론회에서 문화원연합회는 사안에 대한 경과보고, 쟁점사항 요약발표 등으로 진행했다. 언론을 통해 박채은씨가 주장한 내용에 대해 인정할 수 없는 부분은 원전(原典)을 제시하며 반박했다. 이에 대해 박채은씨는 전화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자료를 동원하며 재반박했다. 1시간 남짓 진행된 토론회 시간도 문제다. 그러다 보니 진행은 시간에 쫓기는 듯한 모습이었고, 참가자 역시 이렇다할 의견을 얘기하려 해도 시간 제약에 가로막혔다.

결국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비평회가 되기엔 너무나 원론적인 수준에 그치고 말았다. 이날 열린 공개토론회는 차라리 기자간담회라고 하는게 적합할듯하다.

<구미현 취재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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