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개편 바람직하다
특성화고 개편 바람직하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6.04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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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7개 특성화고의 일부 체제와 학과가 바뀐다고 한다. 울산 인터넷고가 체제개편으로 옛 교명인 울산상고로 돌아가고 현재의 e-경영과의 명칭이 경영과로 변경되는 것이 그 한 예다.

인터넷 고등학교란 말을 들었을 때 외부인들은 그 학교에서 인터넷만 가르치는 걸로 착각한다. 상고라고 하면 될 일을 시류를 좇느라 구태여 ‘인터넷’이란 이름을 덧 붙여 교명을 바꾼 것이 문제다. 오랜 전통의 ‘울산상고’란 이름을 ‘울산 인터넷고’로 변경한 것부터가 잘못이다. 실제로 교육하는 내용을 보면 인터넷과 무관한 경영, 유통, 금융 계통이다. 상고란 원래 이름을 붙이는 게 오히려 적합하다.

현대공고 유비쿼터스과에서 가르치는 내용은 주로 전자통신에 관한 것이다. 얼핏 들으면 마치 첨단 기술을 가르치는 학과 같지만 인터넷과 관련된 전자통신을 가르친다. 디지털 기계과는 기계과와 자동차과로 이름과 학과체제가 바뀐다. 디지털이란 명칭을 붙인다고 해서 학생들이 그만큼 디지털화 되는것도 아니다. 차라리 기계과와 자동차과로 변경해 실수요에 적합하도록 교육시키는 게 훨씬 실질적이다.

울산 산업고의 녹색자원과와 골프관리과는 도시농경영과로 통폐합된다. 녹색자원은 고등학교에서 교육시키기에 지나치게 방대한 분야다. 골프관리과도 마찬가지다. 이런 분야는 고교과정을 이수하고 대학에서 익혀야 할 부분이다.

학교명과 학과명을 최신화(最新化) 한다고 해서 특수고 학생들의 취업률이 높아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이것저것 포괄적으로 다루다가 전문성만 떨어진다. 특수고가 할 일은 학생들에게 어느 분야를 집중으로 가르쳐 그 분야에 관한 한 ‘마이스터’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울산 마이스터고는 1학년 때 직업교육 기초과정을 이수시키고 2학년 때부터 집중적으로 장인(匠人)교육을 시킨다. 그러니 졸업 무렵엔 거의 취업된다. 올해 졸업생 112명 전원이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취업됐다.

일부 학교명과 학과명이 요란한 것은 당시의 정책입안자들이 즉흥적으로 대처했기 때문이다. 최신 전문용어만 따다 붙이면 그 학과가 특정분야에 뛰어날 것으로 착각한 탓이다. 시교육청이 이를 뜯어 고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마이스터고처럼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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