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중 설립 ‘구더기’무서워 할 건가
국제중 설립 ‘구더기’무서워 할 건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6.03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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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전교조가 시 교육청에 울산 국제중 설립계획을 철회하라고 했다. 국제중이 생기면 초등학생이 입시전쟁을 치러야 하고 입학을 위한 편법이 동원 될 것이며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이 커진다는 게 그 이유다. 하지만 “서울지역 국제중의 편입학 비리를 반면 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 걸 보면 무엇보다 비리를 염두에 둔 듯하다.

영훈·대원 국제중 비리 내용을 보면 전교조의 주장도 일리가 없진 않다. 영훈 국제중의 경우 불법 합격된 비경제적 사회적 배려자 3명 가운데 한 명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아들이다. 학과 성적은 합격권 밖인데 ‘사회적 배려’ 점수가 높아 합격됐다고 한다. 사회단체가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한 대원 국제중도 편입학 과정에 비리가 있었다. 고발장에 의하면 106명으로부터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수억원까지 받고 외부 학생들을 편입학을 시켰다. 겉으론 멀쩡해 보이는 학교가 속에서 이런 비리를 다년간 저질렀으니 이들 국제중이 전교조 말대로 보편평등교육정신을 어긴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전교조가 울산 국제중 설립계획까지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 이번 ‘서울 국제 중 비리’는 제도 자체보다 운용에 문제가 있었다. 학교가 입시전형 전체과정을 운용한 결과다. 그래서 ‘학교에 기여할 수 있는 학생’ 즉 비경제적 사회적 배려자들이 부정하게 입학할 수 있었다. 만일 교원단체나 사회단체 등 외부 기관이 선발과정에 참여했다면 이런 부정은 없었을 것이다. 국제 중을 특별한 인재양성 수단으로 삼은 것 까진 좋았는데 사람이 그 방법을 그르쳐 놓은 셈이다.

울산에도 국제중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내부 수요가 옛날과 다르다. 울산 학부모들은 지금까지 주로 특목고, 자사고 등 고등학교 과정에만 관심을 기울였다. 하지만 현재 40대 부모들은 국제 중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조기 외국어 교육을 원하는 일부 학부모는 자녀를 다른 지역 국제 중에 입학시킬 정도다.

조기 외국어 영재 교육열은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면 커졌지 잦아들진 않을 것이다. 보편평등교육이 확대되면 될수록 특수 과정에 대한 수요가 그 만큼 늘어난다는 사실을 그간 우리는 충분히 목도했다. 그러니 북구 강동 국제 중 설립은 원안대로 추진돼야한다. 동시에 입학비리를 단절할 수 있는 안전장치도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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