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회'
‘7인회'
  • 권승혁 기자
  • 승인 2013.05.27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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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원로 자문그룹인 ‘7인회’를 말하는 게 아니다. 현대차 불법파견 특별협의(교섭)에서 노측 의견을 주도하는 노노(勞勞)간 회의체를 일컫는다.

‘7인회’는 정규직노조 3명과 비정규직노조 3명, 그리고 금속노조 1명으로 구성된다. 이는 최근 이들 세 노조가 만나 다섯달째 중단된 불법파견 특별협의를 재개키로 하면서 나온 일종의 타협점이다. 비정규직노조와 정규직노조 사이에 현대차를 상대로 한 요구안 선정을 놓고 티격태격 갈등이 많았던 터였다.

7인회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대등하게 포진시켰다. 겉으로 보면 금속노조가 캐스팅보트를 쥔 것처럼 보인다. 속사정은 조금 다른지,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27일로 223일째 철탑농성중인 최병승(37)씨는 트위터에서 ‘7인회의’를 비정규직에 대한 “다수의 폭력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속노조가 현대차노조의 파워에 휘둘릴 것이라는 얘긴지, 아니면 울산, 아산, 전주지회로 나뉘어 있는 비정규직노조의 내부 이견을 걱정한 것인지… 짐작만 할 뿐이다. “15일 집회도 비정규직 무시하더니 이번에도 완전 무시한다”는 그의 노골적 불만도 심상찮다. 이날 집회에서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집회의 후미로 처지면서 객(客)마냥 취급당한 것을 겨냥한 말인 듯 하다.

철탑농성자도 답답해서 한 말이겠지만, 노노간 우여곡절 끝에 나온 결정인 만큼 일단 그 결정을 존중해줘야 하지 않을까.

7인회의 결정은 특별교섭단의 승인을 거치도록 했다. 정규직 수장인 문용문 현대차지부장(노조위원장)의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직권조인’ 운운하며 주변 노동조직에서 하도 흔들어대니 안전장치를 해 뒀나 싶은 생각이 든다. 교섭단에는 각종 노동조직에 소속된 9개 노조 사업부대표 등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노조 입장에서는 이 부분도 마음에 안들었을 것이다.

이번 주 특별교섭단이 만나 특별교섭 재개건을 구체적으로 논의한다. 분명한 건, 욕심을 버리지 않으면 또 원점이라는 것이다.

<권승혁 취재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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