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뺀 바닷물 쓸 사람없소?
소금 뺀 바닷물 쓸 사람없소?
  • 강은정 기자
  • 승인 2013.05.1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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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 하루 5만7천t 방류… 동구민 일일사용량도심속 물놀이·생태어장 조성 등 재활용 검토
▲ ㈜한주의 냉각탑 모습.

울산 남구 부곡동 (주)한주가 소금을 생산한 뒤 염분기가 빠진 수만톤의 바닷물을 어떻게 공익사업에 재활용할지 고민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탈염해수를 활용해 도심속 수영장이나 생태어장을 만들자는 의견도 나온다.

19일 (주)한주에 따르면 불순물을 제거한 깨끗한 바닷물인 탈염해수를 매일 5만7천t 가량 바다에 흘려보낸다. 이 물은 동구 주민 약 18만명이 하루동안 쓰는 수량과 비슷하다.

한주는 이 바닷물을 재활용할 곳이 없어 고스란히 바다에 돌려보내고 있다. 공업용수로 재활용하기에는 염분기가 2%정도 남아 부적합하고, 생수로 만드는 해수담수화를 하려면 수백억대 시설비용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주의 김호영 기술산업본부장은 “마셔도 될만큼 깨끗한 바닷물을 바다에 다시 흘려보내는게 아깝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남구 여천천에 흘려보내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관로 비용(1km 당 10억원 가량)이 만만치 않아 무산됐다”고 전했다.

한주는 현재 ‘도심속 수영장’이나 ‘생태어장’을 만드는데 탈염해수를 활용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김 본부장은 “해수는 아토피 피부염 예방과 치유에 효과가 있다”며 “한주 공장에서 도심으로 바닷물을 보내는 관로를 설치하는 등 운송방안만 있다면 도심속 수영장을 만들수 있다”고 말했다.

▲ 중금속, 바이러스 이온성분, 미생물 등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이온 교환막(멤브레인 필터).

또 ‘생태어장’은 바닷물이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방류되는 온도가 섭씨 22도인 점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다.

양식업계 관계자는 “따뜻한 해수는 겨울철 어류를 양식하고, 치어를 키울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필수 조건”이라며 “해수를 재활용해 울산 시내 중심에 바닷물을 흘러보낼 수 있다면 아이들이 수영도 할 수 있고, 물고기가 커가는 과정을 볼 수 있는 체험 학습장을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해수를 재활용하는 방안은 여러가지다.

해수는 자연 제초제로 알려져 물 속의 이끼와 땅 위의 잡초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예컨대, 인천 송도LNG스포츠타운은 물과 소금을 뿌려 흙으로 된 체육시설을 관리해오다 해수를 이용하면서 연간 5억5천만원의 비용을 아끼고 있다.

해수는 농업에도 유용하게 쓰인다.

전남 신안군 농촌지도사 조진언(55)씨는 친환경 양파 재배를 연구하면서 소금물이 제초제 역할을 한다는 점에 착안해 농약 한번 치지 않고 병해 발생 없이 양파를 수확했다. 양파 노균병 방제를 위해 일반 약제를 사용할 경우 ha당 4만원을 사용하지만, 바닷물을 뿌리면서 400ha에 연간 1억6천만원의 생산비를 절감하고 있다.

김호영 본부장은 “물 대신 해수를 재활용할 수 있다면 울산시 물부족 현상도 줄어들게 돼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울산시가 해수를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면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강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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