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감동과 영감
시장의 감동과 영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5.0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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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맹우 시장이 뉴질랜드 출장을 다녀온 뒷얘기가 흥미롭다. 오클랜드 미술관에서 신선한 영감과 감동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박 시장은 이를 시립미술관 건립에 접목하겠노라고 다짐했다. 오클랜드미술관의 ‘건물 자체가 미술작품이자 문화재’로 보이더라는 인식과 안목.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시립미술관 건립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오클렌드미술관은 1888년 프랑스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은 뉴질랜드 최초의 상설미술관으로 시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남아있다. 3층 건물은 가파른 경사의 지붕과 6층 시계탑이 특징이다. 마오리족을 비롯해 남태평양 나라를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 1만2천500점을 소장하고 있는데 17세기 이탈리아와 16세기 영국 회화 작품도 주요 볼거리중 하나다. 아시아관이나 1600년~1800년대까지 유럽미술, 19세기 유럽과 미국의 작품을 주로 전시하는데 무료인 상설전은 크리스마스를 제외하고 매일 관람할 수 있다.

울산에도 시립미술관이 들어선다. 우선 울산시립미술관도 건축물 자체가 상품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 유명한 빌바오의 구겐하임미술관도 건축물 자체가 관광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건축물이 조형미술품이라는 인식은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래서 현대 미술관은 ‘미술관 자체가 곧 1호 소장품’이라고 한다. 유서 깊은 고건축이나 빼어난 근·현대건축물이 없는 울산으로서는 절호의 기회다.

부지가 그리 넉넉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지만 좁으면 좁은대로 넓으면 넓은대로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면 될 것이다. 좁은 부지에 도호부 객사 중건을 꼭 해야 하는지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지금 사라진 것을 억지로 다시 만들어 복원이라 이름으로 자랑하는게 과연 옳은 일일까 고민이 필요하다. 한 시대의 건축물은 그 시대의 상징이다. 당대의 사람들과 그들이 낳은 정신적 산물이다. 복원에 매달리면 미래에 남겨둘 가치보다 과거에 매몰되는 일이 될 뿐이다.

해외 출장에서 얻은 박 시장의 영감과 감동이 시립미술관 건립에 어떻게 접목되고 실현될지. 미술관이 곧 1호 소장품이 되는 행복한 꿈을 안고 그날을 기다려본다. <김잠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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