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명박스럽다
[사 설]명박스럽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7.12.26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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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 성실성, 적극성 등등……. ‘명박스럽다’는 말의 상징성이다. 울산교육계가 무능교원 퇴출제로 명박스러워 지고 있다. 학생들의 학력 향상을 위해 그리고 존경받는 교육자상을 위해 새바람을 기대해 본다.
울산과 인연이 깊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께서는 회사 내에서 가끔 전화를 잘 못 거신 일이 있었다고 한다. 다른 사람한테 전화를 걸려고 했는데 얼마나 자주 이명박을 찾았으면 전화번호를 잘 못 눌러 이명박의 번호를 누르고 ‘아, 명백인가. 그래……’ 하시면서 얼버무린 일이 수차례 있었다고 한다. 이명박 사원이 회사의 여러 일에 책임감, 성실성, 적극성 그리고 솔직함 등등이 정회장으로 하여금 명백이를 믿고 자주 찾게 한 것이다. 이렇게 일을 잘 하는 사람을 두고 ‘그 사람 명박스럽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신조어(新造語) 사전에 들어간 ‘놈현스럽다’는 말의 뜻은 ‘하는 일의 성과가 그 사람에게 기대했던 것에 훨씬 못 미치는 경우’에 쓰이는 말이다. 이제는 더 사용할 사례가 많지 않을 터이니 되새길 필요가 없다. 그저 반면교사(反面敎師)의 기능을 갖는 것으로 끝낸다.

최고경영자(CEO) 경력의 이명박 당선자가 서울 시장 시절부터 CEO의 특성을 보여준 일이 울산의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 그는 서울시장 시절, 시장 집무실에 야전 침대를 놓고 잠을 자면서 청계천 복원사업을 추진했다고 한다. 이때 보여준 그의 행동은, 기업에서는 상급자가 될수록 평사원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할 만큼 맡은 바 주어진 일에 하급자보다 더 전문성을 길러야 하고, 더 책임감을 갖고 일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울산의 여러 기업에서 가장 힘이 드는 직급은 ‘중역(重役)’이다. 중역은 아랫사람들 보다 조금이라도 더 전문성을 발휘해야 회사 내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그가 시장으로 가기 전의 서울시청의 모습은, 어떤 부서의 담당 계장만 되어도 자기 책상 앞에 마주 보고 두 줄로 앉아 있는 계원들을 그저 넘겨다보고만 있는 것이었다. 쉽게 말해 직접 현장을 뛰어야 하고, 직접 기획을 세워야 하는 일들은 모두 말단 공무원들이 시말서를 써놓고 하는 것이었다. 이것을 그가 시장이 되어 아침 7시 반에 국장회의를 주제하면서 아주 구체적인 사항을 국장에게 질문하고(관례로 국장이 업무보고를 하고 시장은 들어만 주던 것을), 국장의 답에 업무 파악이 되어있지 않으면 기업체에서나 볼 수 있는 호통을 쳤다고 한다. 그제서야 국장이 과장, 계장, 계원들을 모시고(?) 직접 현장에 나가서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청계천이 복원되고, 교통카드가 정착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한다.

김상만 교육감이 부임하시면서 ‘명박스러워’ 지고 있다. 일반직 공무원과 교원 모두를 대상으로 퇴출제를 시행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무사안일주의가 학생들의 학력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학력에는 여러 복합적인 요소들이 영향을 미친다. 그것을 여기서 일일이 따질 수 없다. 무사안일주의가 학력저하의 하나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교육감이 명박스러워지려면 서울시가 그랬듯이 고위직부터 존경받는 전문가로서 책임감을 나타내야 한다. 감히 어느 누가 국장, 과장의 교육적 전문성에 이의를 달지 못할 만큼은 되어야 한다. 명박스러워지는 이 내용을 울산광역시청에서도 참고해야 할 것이다. 왜냐면 벌써부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명박스러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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