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규모 가능성 보인 고래축제
전국규모 가능성 보인 고래축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4.28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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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울산 고래축제에 내외국인 82만여 명이 다녀갔다. 지난해 보다 많은 외국인이 눈에 띄었고 외지인들도 한층 늘었다. 행사 내용도 지난 몇 해 보다 훨씬 건실했다. 이 정도면 일단 지역축제 차원은 벗어났다고 봐야 한다. 군데군데 보이는 지역 잔치 모습을 어떻게 털고 전국 축제로 발돋움하느냐가 남은 문제다.

올해 행사는 예년보다 내용도 알차고 수준이 높았다. 지역민들을 위한 참여·체험 형 프로그램과 지역 예술단체가 주관한 문화·예술행사가 축제의 격을 한 단계 높였다. 특히 고래를 반구대 암각화와 연계시켜 울산의 선사 문화를 부각시킨 것이 주효했다. 반구대 암각화 부스는 연일 관광객들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또 자녀 교육차원에서 부스를 방문하는 학부모들이 많은 것도 이번 축제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 암각화와 관련해 준비한 물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고 한다.

고래 식문화를 다양화한 것도 축제의 품격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고래 식문화하면 으레 고래고기를 먹는 정도로 인식되던 기존의 틀을 깨고 고래형상으로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보임으로써 고래 음식문화의 발전 가능성을 제시했다.

하지만 축제가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도 여럿이다. 아직도 전체 참여자의 절대 다수가 지역 주민이란 점이다. 25일부터 어제까지 나흘 간 약 82만명이 축제를 지켜봤지만 대다수는 지역 주민들이다. 또 그들이 몰리는 곳이 고래 관련 학술회나 체험장이기 보다 가수·무용단 등이 출연하는 행사장이란 사실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축제가 먹고 노는 유흥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도 앞으로 개선해야 할 문제다. 축제 장소가 장생포와 태화강 둔치로 나눠져 있는 것도 문제다. 올해도 도심과 가까운 태화강 강변은 참관객과 각종 행사로 성황을 이룬 반면 정작 붐벼야 할 장생폭 쪽은 그렇지 못했다.

울산 고래축제가 전국 축제로 진입하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 이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용을 고급화 할 차례다. 충남 금산의 인삼축제나 전남 함평의 나비축제는 행사내용이 방만하지 않다. ‘인삼, 나비’에 모든 초점을 맞춤으로써 부수적 행사보다 주제가 크게 드러난다. 반면 고래 축제는 아직도 행사 내용이 형식적이고 지나치게 다양하다. 이쯤에서 그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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