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시장 이전, 반갑긴 한데…
농수산물시장 이전, 반갑긴 한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4.25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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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늦은 감이 있지만 울산시농수산물도매시장을 이전 신축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남구 삼산동의 현 농수산물도매시장은 지은 지 23년이 지나 흉물스러울 정도로 낡고 지반침하 우려까지 겹쳐 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울산시는 ‘농수산물도매시장의 활성화 방안 연구 용역’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맡겼고, 연구원은 ‘이전 최적지’로 현재의 도매시장에서 가까운 남구 여천동 ‘야음근린공원’을 낙점했다고 한다. 그러나 뒷말이 무성해 개운치만은 않다.

‘뒷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용역을 맡긴 시점이 2011년인데 용역 결과는 2년이 지나서야 나왔다는 점이다. 그 와중에 과연 어떤 입김들이 작용했을지 몹시 궁금하다는 이야기다.

처음의 계획이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 것도 시빗거리다. 시는 ‘농수산물의 집중화’를 내세워 북구 진장동 이전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용역 수행 과정에서 북구는 동구와 함께 이전 적지 검토대상에도 오르지 못했다.

이번 최적지 선정이 구설수에 오를 수밖에 없는 것은 ‘과정’이 투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정위원회는 구성조차 하지 않았고, 시민들의 의견은 깡그리 무시한 채 입주상인들의 의견만 반영했으며, 이전 적지를 주무부서에서 일방적으로 추천해 올렸다는 뒷소문이 그것들이다.

울산시는 이전 최적지 낙점 이유를 “야음근린공원은 출하자·구매자들의 농수산물 수집·분산이 원활하고,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고, 접근성이 양호하고, 시유지가 40%로 부지매입비(114억원)을 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물론 일리가 있는 설명이다.

그러나 여러 의혹이나 궁금증에 대해서는 속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행정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을 자초하는 격이라는 지적이 그래서 뒤따른다.

울산시는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이전 신축에 따른 예산, 현 도매시장 부지의 매각 계획까지 낱낱이 확정해 둔 모양이다. 다른 대안은 모색할 여지가 전혀 없는 셈이다. 상황이 이러할진대 굳이 반론을 고집하며 일을 그르치게 할 생각은 없다. 다만, 앞으로는 모든 절차와 과정이 투명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신중에 신중을 기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아울러 모든 행정의 중심에는 시민들이 있다는 사실에도 각별 유념해 주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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