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 기업인 마음먹기에 달렸다
산업재해, 기업인 마음먹기에 달렸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4.23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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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 예방을 위해선 기업체가 안전보건 자율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기업 스스로 안전이 경영의 기본임을 인식하고 위험성 평가를 통해 위험을 찾고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22일 열린 ‘안전도시 울산을 위한 세미나’에서 나온 주장들 가운데 하나다.

산업재해를 얼마나 줄이고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느냐는 기업인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당장 돈 들어가는 게 두려워 뻔히 보이는 잠재적 위험을 방치하면 언젠가 대형 사고와 맞닥트리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로 인한 기업이미지 실추, 사후 보상 문제 등으로 소탐대실(小貪大失)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12년 울산 산업재해 사망자 81명 가운데 34명이 제조업 사고사망자다. 이중 47.1%가 협력업체에서 발생한 것이다. 지난달 14일 발생한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대림산업 폭발현장에서 숨진 근로자들도 하청업체 소속이었다. 원청사가 인건비를 줄이고 사용자 책임을 피하기 위해 하청업체 직원을 고용, 용접작업을 하다가 폭발사고로 근로자 6명이 목숨을 잃었다. 2011년 12월 발생한 울산세진중공업 폭발사고도 마찬가지다. 사전 안전교육도 받지 않은 채 하청업체 직원들이 산소절단기로 전선절단 작업을 하다 참변을 당했다.

산업체에서 폭발·산재사고가 발생했을 때 법적, 제도적 처벌을 지금보다 강화해야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건 기업인들의 인식전환이다. 특히 유해위험물을 취급하는 사업장은 하도급이나 외주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사고 내용을 보면 하청 받은 고위험 작업을 하면서 하청업체 직원들이 실수를 하거나 오작동해 발생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불가피하게 하청을 줘야할 경우 원청업체가 철저한 안전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안전한 일터로 소문난 기업들은 경영진의 안전의식부터 다르다. 세계적 화학제조업체들은 안전을 실적보다 우선시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기업발전에 유익하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터득했기 때문이다. 듀폰은 약 200년 전에 세계 최초로 안전규칙을 만들어 지금까지 지키고 있다. “모든 사고들은 방지할 수 있다”“경영자는 종업원의 안전과 보건에 대해 책임진다”가 그들의 경영방침이다. 이렇게 기업이윤보다 종업원 개개인의 생명과 삶을 존중하니 초일류 화학기업이 될 수 밖에 없지 않는가.

울산에도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세계적 기업들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럼에도 최근 5년간 국가산단에서 184건의 화재와 41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은 뭐 때문인가. 경영진의 안전의식이 아직 기업 명성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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