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겹친 현대차 어디로 갈건가
악재 겹친 현대차 어디로 갈건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4.22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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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사면초가(四面楚歌)다. 7주째 이어지는 노조의 주말특근 거부로 약 1조원의 생산차질액이 발생했다. 그 뿐만 아니다. 유럽시장 자동차 판매량이 10%정도 줄었다고 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제 과장·부장급까지 최근 노조를 결성해 회사를 상대로 생산직에 준하는 처우를 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의 과잉 요구가 문제다. 주말 특근만 해도 그렇다. 사측은 종전보다 3만원 많은 42만6천여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46만7천원을 주지 않으면 생산라인에 들어설 수 없다고 한다. 4만1천원 차이 때문에 7주 동안 4만8천여대의 자동차를 만들지 못해 약 9천500억원을 허공에 날려 보냈다.

최근 간부직 노조가 결성된 것도 생산직사원 처우로부터 나오는 상대적 박탈감 때문이다. 생산직 사원은 정년이 59세까지 보장된다. 노조의 동의가 없으면 회사가 함부로 해고할 수 없다. 반면에 일반직은 정년이 58세인데다 ‘파리 목숨’이나 마찬가지다. 회사가 징계수순을 밟으면 당해 낼 도리가 없다. 간부들이 생산직에 준하는 처우를 해 달라고 요구할 정도니 그 동안 노조가 얼마나 무리한 요구를 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현대차 경쟁국들의 상황은 이와 사뭇 다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휘청했던 미국 자동차 업체들과 대지진 이후 흔들렸던 일본업체들이 모두 10%이상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본 자동차업계는 밀려드는 주문 물량을 채우느라 주말은 물론 휴일에도 공장을 돌린다고 한다. 4년 연속 적자를 낼 정도로 판매부진에 시달렸던 마쓰다가 지난 2월 전년 같은 기간보다 수출이 23%나 급증했다. 해외 경쟁국들은 이렇게 바삐 돌아가는 데 현대차는 주말 특근 중단으로 지난달 대미 수출이 37.7%나 줄었다.

세계 자동차 생산량 5위 국가인 우리만 거꾸로 가고 있는 중이다. 현대차가 이쯤에서 제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5위 자리 내 놓는 건 순식간이다. 때문에 회사도 회사지만 노조 측이 눈을 크게 떠야 한다. 우선 국제파고(波高)부터 넘고 국내에서 다퉈도 늦지 않다. 국내에서 자동차를 생산하지 못하면 생산직들이 받는 임금도 자연스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금 자칫 진로를 잘못 잡으면 4만1천원이 문제가 아니라 평균 임금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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