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영섭 문화재청장께
변영섭 문화재청장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4.16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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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암각화 보존에 대해 전하고 싶은 한마디는 이렇습니다. ‘너무 서두르지 마십시오’ 10년 넘게 끌고 있는 지난한 과제. 왜 그랬을까요?

반구대 보존 TF와 정책포럼도 첫 단추가 잘못 꿰어졌습니다. 울산시를 배제하고 편향된 성향의 위원들만 선택하고 전문성과 대표성이 의문인 위원도 많습니다.

구성 과정에서도 부시장을 지목, 일방적인 전화통보를 한 것도 예의가 아닙니다. 공문 요청이나 지역위원 추천 의뢰가 옳은 방식입니다.

한국수자원학회를 불신하는 것도 동의가 어렵습니다. 문화재청이 함께한 용역인데 결과물을 외면한채 해외에 재용역을 주자는 주장을 했다니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수리모형이 토목공학적인 접근이지만 해당분야에 권위가 있는 학회를 매도하는 것은 논리가 부족합니다. 과학은 과학으로 공학은 공학으로 문화는 문화로 대응하는게 옳은 태도입니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로 부적합성과 오류를 지적해야죠.

‘반구대 지킴이 운동’ ‘국민감정에 호소’도 포퓰리즘일 뿐 국가기관의 정당한 발상이 아닙니다. 반구대 로드맵 실현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명승지정은 빨라도 올 연말까지고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2017년까지 예고됐습니다. 또 10년 전 명승으로 부적합하다는 문화재위원회 결정을 재론한 것도 울산시의 접근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그 동기가 불순합니다. 맑은 물 공급도 중대한 문제입니다. 울산시가 반대하는데 문화재청이 어떻게 일방적으로 수문설치하고 댐수위 조절을 강행하겠습니까?

혹자는 협의조정으로 이견을 좁혀가다 보면 내년 지방선거 이후로 넘어가고 새 시장과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풀면 수월하다고도 합니다. 성급한 성과주의와 비합리적인 추진을 버리라는 말입니다.

반구대 보존은 문화재청 혼자서 할 수 없습니다. 울산시와 국토해양부 등의 관련 기관이 함께 풀어야 할 사안이라면 좀 더 ‘열린 자세와 유연성’을 가지고 제발 서두르지 마십시오. <김잠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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