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지검장의 언급
주목받는 지검장의 언급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4.14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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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변찬우 울산지검장이 취임식에서 겸손, 배려, 경청하는 자세를 통해 ‘착한 검찰’이 되자고 당부했다. 또 “권위적이고, 강압적이고, 민원인 사건에 무관심하다는 것이 검찰이 불신 받는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여러 지검장이 울산을 거쳐 갔지만 검찰의 대민자세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긴 이번이 처음이다.

역대 지검장들은 거의 예외 없이 취임사에서 검찰 자성론을 내놨다. 새로 오는 지검장마다 투명성, 사명감, 정의수호의 보루 등을 강조했다. 물론 그런 언급은 검찰의 대민자세 개선을 전제로 한 것이다. 하지만 지역민들에게 그런 말들이 피부에 와 닿지 않았다. 검찰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정치권 일각에서조차 검찰개혁론이 나오자 그런 외풍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쯤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니 검찰이 아무리 자성론을 펼쳐도 시민들에게 먹혀들지 않았던 것이다.

대한민국 검찰이 여전히 권위적이라는 데 많은 사람들이 동의한다. 또 지금껏 수사과정에서 일부 강압적인 측면이 있어 국민들로부터 비난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민원인에게 불친절하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검찰직원이란 사실에 권위의식을 느끼는 사람들도 없지 않다.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진정으로 신뢰받고 사랑받으려면 이런 족쇄부터 끊어야 한다. 조직의 자존심을 위해 적당한 권위·강압·불친절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한 검찰은 국민들로부터 멀어진다. 그리고 점점 더 개혁대상으로 부각될 뿐이다. 국민 의식수준이 이제 그런 비민주적 요소를 용납하지 않을 만큼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신임 지검장이 당부한 ‘착한 검찰상’은 시의적절한 것이다. 변 지검장은 검찰이 ‘친 국민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조건으로 겸손, 배려, 경청 등을 제시했다. 이것은 검찰의 멍에로 여겨져 온 권위, 강압, 불친절과 반대되는 개념들이다. 이 말은 결국 껍질만 바꾸는 게 아니라 밑둥치부터 바꾸자는 것이다. ‘정의의 최후 보루’란 존립 이유는 그대로 지키되 군림하지 않는 국민의 공복이 되자는 의미이다. 그것이 명예로운 검찰로 국민 곁에 남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공소권을 가진 검찰이 국민 곁을 떠나는 것은 물고기가 물을 떠나는 것과 같다. 신임 지검장의 대민자세 요청이 돋보이는 것도 그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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