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심기도 백년대계가 필요하다
나무심기도 백년대계가 필요하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4.04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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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일광장]‘말’을 하지 말고 대화를 나누자

요즘 사람들은 말을 참 많이 하는 것 같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기보다 자기 이야기 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친목 모임에 참석해보면 안다. 한사람에게 집중해 말을 듣는 게 아니라 삼삼오오 짝을 지어 제각각 이야기를 하느라 정신들이 없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만 늘어놓고 있다.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내기를 하는 모양새다. 건강 상식에서부터 연예계 이야기까지 모르는 게 없어 보인다. 한참 듣다 보면 ‘아는 것을 저렇게 꼭 말로 다해야 하는가’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상대적으로 조용히 듣고 있는 사람들은 뭘 모르는 사람들 같아 보인다. 아는 것이 없어서 말을 하지 못하고 듣고 있는 것 만 같다.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번이라고 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혼자서 계속 떠드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은 고역이다. 함께한 다른 이들도 좋은 내용의 이야기 꺼리가 있을 터인데 도대체 끼어들 여유를 주지 않으니 지루하다 못해 짜증스러울 정도다.

그러면서 생각하게 된다. ‘나는 누군가에게 그런 느낌을 주지 않았었나?’ 하고.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말을 요약해서 짧게 하는 버릇이 생겼다. 그러나 너무 많이 생략해 말하다 보니 오해를 사는 일도 생긴다. 적당하게 조절하는 것이 옳은 일임엔 틀림없는데 어떤 것이 적당한 단어인지 정확히 계산하기 어렵다. 많은 경험을 통해 자연스레 터득해야 할 이치이니 어려울 수밖에 없다.

말을 잘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대화를 잘 나누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말은 이야기 하고 싶은 내용을 자신의 생각대로, 정해놓은 순서대로 읊으면 된다.

하지만 대화는 둘 이상의 사람이 상대방과 소통해야 하므로 대화를 나누는 동안 늘 긴장해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에 집중해야 좋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말은 일방통행이고 대화는 쌍방통행인 셈이다.

운전을 할 때도 일방통행 운전은 편하고 쉬운 일이지만, 쌍방통행의 길을 운전 할 때는 긴장하면서 조심해야만 한다.

그래서 대화를 잘 하는 사람을 보면 부럽다.

어떤 장소이든 어떤 사람들의 모임이든 좌중을 집중시키면서 분위기를 재미있게 이끌어 가는 사람이 있다. 별것 아닌 이야기를 하면서도 참석한 모든이 들에게 엔돌핀을 만들어 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만나는 사람들의 분위기나 취향에 맞는 이야기 소재를 선택하는 것도 탁월 하다. 이야기를 듣다보면 아는 것도 많은 것 같아 보이고, 기억력도 좋은 것 같아 보인다.

무엇보다 유머감각이 풍부해 매력적이다. 그런 사람들은 인기도 좋기 마련이다.

이렇게 좌중을 휘어잡을 능력이 되지 않으면서 인기를 얻는 방법이 있다. 남의 말을 깊이 있게 들어주는 것이다.

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 거저 마주보고 웃어주며 고개를 끄덕이는 정도면 충분하다. 가끔 ‘응’,‘그렇구나’,‘그러게 말이야’ 하고 맞장구치기도 하고, 상대방이 다음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게 ‘그래서?’,‘그담에는?’ 이라고 질문을 한번 씩 던져 주면 더 좋을 것이다.

정말 들어주는 것만큼 쉬운 일은 없다. 집중해 듣다보면 상대방의 감정이 보인다. 그래서 상대방의 감정에 곧 녹아들고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다. 때문에 상대방의 감정을 공감해 주면서 ‘힘들었겠네’,‘속상했겠어’,‘얼마나 좋았을까’로 장단을 맞춰주면서 들어주는 것은 전문가 수준이다.

서로 이야기 하려고 야단인 사람들 사이에서 잘 들어주는 사람은 얼마나 귀한 존재 인가. 그러니 인기가 좋을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고 싶은 대상으로 자신을 선택 해 준다면 주변에 늘 사람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다보면 훌륭한 대인관계가 저절로 만들어 질 것이다.

귀가 둘이고 입이 하나인 이유는 많이 듣고 적게 말하라는 의미라고 한다. 그런데 듣는 것보다 말하는 횟수가 훨씬 많으니 낭패다. 그럼에도 말을 더 많이 하는 것이 자신의 가치를 돋보이게 하고 주목을 끄는 방법인양 착각하는 것이 요즘의 세태다. 우리 모두 남의 말에 귀 기울이면서 자기 ‘말’만 하지 말고 진정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 그런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요즘 세상이 ‘시끄러운’ 것이다.

<오정숙 한자녀 더갖기 운동 울산본부장>

지난해 12월 산림청이 고시한 5년생 종묘 1그루 가격은 약 3천900원이다. 하지만 식목일을 앞두고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은 7천~8천원이다. 고시가격의 2배이고 지난해 거래 가격인 5천~6천원보다 30~40%비싸다. 그럼에도 종묘가 없어 못 판다. 최근 ‘힐링’열풍을 타고 몸값이 금값이 된 편백나무 이야기다.

한국전쟁 직후 우리나라 산림 1만m²에 나무가 들어선 면적은 7m²이었다. 거의 나무가 없었던 셈이다. 그랬던 것이 지금은 120m²다. 60년 동안 약 17배 늘었다. 그 덕택에 지금은 전국 어디서나 민둥산을 찾아보기 어렵다. 1960년대 당시 정부가 산림녹화에 치중한 결과다.

하지만 당시는 요즘처럼 ‘힐링’이나 건축재를 따지기 전에 푸른 산 만들기가 급선무였다. 그래서 주로 심은 것이 소나무, 잣나무, 밤나무다. 그 뒤 이들은 각종 해충의 진원지로 지목돼 잘려나가는 ‘수모’를 겪었다.

이제 식재(植栽)도 백년 앞을 내다보고 시행해야 한다. 또 시대에 따라 국민의식, 소득수준에 맞춰 실시하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60~70년대 4월 5일을 전후해 전국적으로 실시하던 식목행사를 현재 지역별 특성에 맞춰 실시하는 것도 그 한 예다. 나무심기에 가장 적합한 평균 기온은 6.5도라고 한다. 식목일을 4월5일로 정한 것은 그 시기가 가장 적합한 기온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가 이어지면서 지금은 식목일을 정한 취지가 많이 바래졌다. 울산, 경주 등 동남해안 지역은 3월 5일 쯤이 적합한 시기로 나타났다.

수종의 가치도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현재 전국에 편백나무 열풍이 불고 있다. 조림용, 친환경, 건축자재로 좋다니까 부르는 게 값이다. 그래도 종묘를 못 구해 야단들이다. 이러다간 전국 산림이 편백나무 숲으로 변할 판이다. 50년 전 잣나무, 밤나무 묘목이 상한가를 치던 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편백나무처럼 무해 유익한 수종은 얼마든지 있다. 울주군은 1966년부터 편백을 심기 시작했다. 당시 조림사업에 주로 유실수가 권장됐지만 수십년 앞을 내다보고 식재한 결과 웅촌면 통천리 일원에 울창한 숲이 조성돼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20~30년 뒤 또 어떤 수종이 희귀성을 발휘할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우리는 이미 세계적인 녹화조림 성공국가로 꼽히고 있다. 남은 것은 푸른 산을 값지게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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