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관문 다롄(大連)
중국의 관문 다롄(大連)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4.03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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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택교수의 중국기행
▲ 다렌의 해안가.

중국의 손꼽히는 대도시 중 하나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다롄의 다롄주수자(大連周水子) 공항은 여행객을 압도할 정도로 그 규모가 크다.

또한 해안가를 따라 시가지로 들어서는 내내 다롄조선과 같은 조선소 건물들로 가득하다. 우리나라 조선소 지사도 보인다.

다롄은 이제 중국의 관문 중 하나로 우뚝 성장했다. 올림픽 해상경기를 주관했던 산둥성 칭다오(靑島)가 “다롄을 따라잡고 상하이를 추격하자!”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 정도로 계획도시 다롄은 이미 거대도시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베이징, 톈진, 상하이, 충칭, 청두, 지난, 광저우의 탁한 대도시와 달리 공기가 아주 맑다.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제조공장들을 모두 외곽으로 보내고 도시를 정화했기 때문이다. 공기가 좋고 겨울에는 춥지 않고 여름에는 덥지 않아 유입인구가 계속 늘고 있다고 한다. 랴오닝반도에 위치하며 발해만을 끼고 있는 해안도시 다롄은 언뜻 보기에도 살기 좋은 곳이다.

600만 인구의 다롄은 서부대개발의 중심축인 간쑤성 란저우의 복잡하고도 무질서한 모습과는 달리 도시설계나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 또한 다롄은 안중근 의사가 마지막 생을 마친 여순감옥소가 있는 랴오닝성에 속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

다롄은 과거와 현재가 잘 어우러진 도시다. 100년 넘는 건물들과 최첨단 고층빌딩이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다. 오래된 전차가 시내 한복판을 천천히 오가는 한편으로는 고속 지상철이 빠르게 질주한다. 과거와 현재의 공존모습은 주도로인 중산로에 있는 중산광장의 10거리 로터리에서 확연하게 나타난다. 이 로터리로 향하는 도로는 열 개나 되는데, 이는 과거에 만들어진 옛 건물들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그 뒤편으로 현대식 건물을 지었기 때문이다.

▲ 과거와 현재의 공존.

재미있는 점은 오래된 버스나 최신식 이층버스, 낡은 전차나 산뜻해 보이는 고속 지상철 모두 요금이 1위안으로 동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버스를 타고 큰돈을 내도 잔돈을 거슬러주지 않는다. 그래서 만약 3명이 타면서 5원짜리만 있는 경우, 기사에게 돈을 보여주고 통에 넣은 뒤 뒤에 타는 승객에게서 돈을 받아 잔돈을 챙기면 된다.

정류소(班車乘降站)는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고, 거리에는 여경들이 사거리에서 정복과 모자, 부츠, 흰 장갑을 착용하고 절도있게 교통을 정리하는데 그 모습이 퍽 인상적이다.

다롄시를 짧은 시간 안에 전체적으로 훑어보고 음미하는 방법은 바로 이층버스 이용이다.

항만광장(港灣廣場)에서 16번 이층버스를 타고 이층 앞쪽에 앉아 종점까지 가면서 바깥 도시 풍경을 보는 것이다.

우리나라 서울 테헤란로 같은 길도 있고, 오래된 러시아나 일본식 건물들로 빼곡한 거리도 있다. 과거에 일본이 점령한 후 러시아가 뒤이어 점령했고 다시 일본이 재점령한 역사적 배경을 생각하면 자연스런 일이다. 특히 수많은 광장 푯말과 함께 잘 조경된 광장의 탁 트인 모습들이 눈에 띈다. 삼팔(三八)광장, 중산(中山)광장, 인민(人民)광장, 올림픽광장, 성해(星海)광장 등 시내 곳곳이 광장이다.

종점에 이르면 다롄국가지질공원에 있는 흑석초(黑石礁)공원풍경구를 만난다. 해안가에서는 사람들이 바위틈에서 굴과 따개비를 채취한다. 아름다운 바닷가 바위 위에서는 예비 신혼부부들이 예복을 곱게 차려입고 사진 촬영에 열중이다.

해안가 바위와 숲으로 이루어진 자연경관과 바닷가 초고층 주상복합건물들이 조화를 이루는 풍경은 낭만적이기까지 하다.

다롄 시내는 온통 까르푸, KFC, 피자헛으로 가득하고 거리에는 한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 차들로 붐빈다.

우리나라 김밥천국과 파리바게트(巴黎貝甛), 그리고 한국식당도 많이 진출해있다. 개방도시이자 국제적인 도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더욱이 다롄사람들은 친절한 편이다. 여러번 길을 물어보아도 사람들의 반응은 친절하면서도 적극적이다. 그래서 다롄은 더욱 큰 잠재력과 경쟁력을 가진 도시로 비쳐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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