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경관, 기록으로 후대에 남겨야
도시경관, 기록으로 후대에 남겨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4.03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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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기록을 등한시하는 국민’이라고 비판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과거엔 그렇지가 않았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의 하나인 ‘조선왕조실록’이 좋은 반증일 것이다.

또 우리 민족에겐 가문의 혈통 기록물인 족보를 애지중지하는 전통이 아직도 남아있다. 종교적 이유에서겠지만, 기독교 일파인 ‘모르몬교’ 본부는 우리 민족의 ‘족보 사랑’에 주목하고 많은 수의 한국계 족보를 미국 유타 주의 동굴에 소중히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2013년 4월 현재의 상황은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그래서 ‘자조적 비판’이 설득력을 얻는다. 그러한 시점에 울산발전연구원의 변일용 박사가 최근 유익한 제안을 하나 내놓았다. 울산의 아름다운 현재 모습을 담는 ‘도시경관 기록사업’을 체계화하자는 것이다.

“울산의 도시경관 기록사업을 장려한 조례(울산광역시 도시경관조례)가 있긴 하지만 범위와 방식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없어 유명무실하므로 다른 지자체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소견이다. ‘도시경관 기록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지자체로 그는 서울시와 부산시, 인천시, 대전시를 지목했다. 서울시는 1995년 1차 사업을 시작으로 5년마다 경관기록을 새로 작성하고, 부산시는 ‘부산도시기록화팀’을 따로 만들어 2008년 7월부터 기록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변 박사는 “도시의 현재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겨 후세에 전하는 것은 역사적 의무”라고 강조한다. 아울러 다른 지자체의 ‘아카이브(archive=후세의 이용가치를 위해 보존하는 기록물 또는 그런 기록물을 관리하는 기구) 사업’을 본받기를 권유한다.

그의 지적대로, 태화루를 새로 건축하는 사업을 ‘복원사업’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이유는 선대의 기록이 제대로 남아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역사성 짙은 중앙동주민센터에 대한 기록물이 사라지고 울산시립박물관에 자리를 내줄 울산초등학교 역시 같은 운명에 놓여있다는 소식은 여간 서글픈 일이 아닐 것이다.

울산시와 시의회를 비롯한 유관기관과 학계, 민간단체에서는 ‘도시경관 기록사업’에 당장 지금부터라도 새롭게 눈을 떠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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