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빛난 나눔 도시의 위상
이번에도 빛난 나눔 도시의 위상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4.02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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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양 산불’ 피해 이재민을 돕기 위한 성금으로 11억1천여만원이 모금됐다. 산불 직후인 12일부터 31일까지 19일 동안 십시일반 모은 돈이다. TV, 냉장고 등 현물지원도 8천800만원 상당이 접수됐다. 20일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약12억 원에 이르는 성금과 물품이 답지한 셈이다.

울산은 나눔·온정에 관한한 전국 최고도시다. 소년소녀가장·독거노인 등 불우 이웃돕기라면 전체 시민들이 들고 나서는 ‘희한한’도시다. 올해 1월말 마감한 ‘희망 나눔 캠페인’에서도 목표액을 초과 달성했다. 지난 1998년 이래 15년째다. 울산은 전국 최고의 자원봉사 도시이기도 하다. 등록된 자원봉사자 수만 약 18만 명이다. 시민6명 가운데 1명꼴이다. 하지만 이건 공식적으로 드러난 숫자다. 그때마다 참여하는 인원까지 합치면 30~40만 명은 족히 될 것이다. 이번 ‘언양 산불’의 경우만 해도 등록된 봉사자 외에 1천여 명이 자발적으로 피해 복구에 나섰다.

선진사회 일수록 지역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럴만한 인적·물적 자원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재작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인들이 보인 자조·질서 의식도 마찬가지다. 방사능 누출로 지역사회가 폐허화 됐음에도 약탈·무질서가 전혀 없었다. 평소 그들이 지녔던 도덕적 의식 때문이다.

2011년 미국 국가·지역사회 봉사공사(CNCS)가 내놓은 보고서에 의하면 대도시일수록 이런 미덕이 더 강하게 자주 나타난다고 한다. 조그만 카운티(county;면)단위보다, 디트로이터, 시카고 같은 대도시에서 재난이 발생했을 때 나눔 정신이 더 빨리, 폭넓게 확산된다는 것이다. 사회구성원들이 자신에게도 그런 불행이 닥쳐 올수 있음을 인식하고 봉사·협조정신을 발휘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울산시의 토착민 인구는 20만 남짓하다. 나머지 100만여 명은 모두 타지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봐야 한다. 때문에 울산은 전래의 관습·도덕·질서보다 상호공존을 위한 자조의식이 더 강할 수밖에 없는 곳이다. 다른 사람의 아픔·고통을 곧 자신의 것으로 여기는 미덕이 이 도시에 자리 잡게 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이겠는가. 불행을 당한 이웃에게 항상 모든 정성을 다하고 이런 도덕적 미덕을 우리 후손들에게 길이 물려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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