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난 북구 어물동 역사공원 조성
‘반쪽’난 북구 어물동 역사공원 조성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4.02 21: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구 어물동 마애여래좌상 보호구역 일대를 역사공원으로 조성하려던 계획이 ‘반쪽’날 판이다. 예산이 없어 여래좌상이 있는 땅을 사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역사공원의 핵심이 마애불인데 그 곳 부지는 개인소유로 놔두고 주차장만 마련했으니 공원조성이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어물동 마애불 훼손문제를 가장 먼저 제기(본보 2009년 8월 2일자)한 곳이 본지다. 당시 본지 기자는 일대가 개발제한구역임에도 어떻게 마애불 뒤쪽에 ‘마애사’라는 개인 사찰이 들어설 수 있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었다. 뒤이어 북구청은 개인사찰이 마애불 주변에 설치한 불법시설물을 철거했으며 11월 역사공원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북구는 2009년부터 6억원의 사업비로 마애불 주변 문화재보호구역 부지를 매입하고 주차장, 화장실, 편의시설 등을 설치하려했다. 하지만 현재 정비대상 9필지 가운데 5필지만 보상을 마쳤을 뿐 마애불 주변 필수부지를 매입하지 못했고 화장실, 산책로 등 편의시설도 설치하지 못했다. 당초 12억6천만 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했지만 특별교부금 6억원 만으로 사업을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공원조성 추진과정을 보면 드러나는 허점이 한 둘이 아니다. 우선 부지매입 선정순서부터 잘못됐다. 주차장 등 편의시설보다 마애불주변 개인소유 땅부터 사들였어야 한다. 이곳부터 매입해 마애불의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편의시설은 나중에 설치할 수도 있다. 물론 개인소유자가 불합리한 가격을 요구했을 수도 있지만 이쪽부터 사들이는 게 순서다.

사전대비도 없이 발표부터 하는 전시행정도 문제다. 13억여 원이 필요한데 어떻게 6억원으로 사업을 하겠다는 건가. 울산시와 미리 협의를 거치든지 아니면 지역 국회의원을 통해 예산을 확보할 궁리를 했어야 옳았다. 그런데 절반에도 못 미치는 예산을 들고 일을 시작했으니 지금은 모두 나 몰라라 하는 것이다.

어물동 역사공원 조성을 이렇게 어물쩡한 상태로 끌고 가선 안 된다. 이 사업은 당초 주전·강동 해양관광자원과 연계해 북구의 주요 관광자원으로 활용키 위해 시작된 것이다. 또 마애불 주변 여건이나 역사성으로 봐도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다. 어떻게든 예산을 확보해 사업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