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해지는 다문화가정 문제
심각해지는 다문화가정 문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3.26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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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다문화가정 문제점들이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각종 지원 대책과 단체들이 있어 문제가 차츰 풀려가고 있는 것으로 알았는데 본질적인 것은 오히려 악화되는 양상이다. 거주기간이 길수록 편견과 차별을 더 많이 느끼고 자녀들이 학업을 중단한 이유 중 가장 많은 것이 ‘친구·선생님과의 관계’ 때문이다.

지역 다문화가정은 5천500여 가구다. 한 가정 당 4명이 거주한다면 2만2천여명이 다문화가족을 이루며 사는 셈이다. 울산 전체 인구중 약 5% 에 해당되는 숫자다. 문제는 이들이 지역에 오래 살면 살수록 동화되긴 커녕 ‘편견과 차별’을 느낀다는 사실이다. 5년 이상 거주한 사람이 3년 미만 거주자에 비해 15%나 부당·불평등을 더 많이 당했다고 한다.

이들 자녀들의 교육문제는 이 보다 더 심각하다. 2012년 기준 지역 다문화 가족 자녀는 3천600여 명이다. 이 중 32.6%(약 1천200명)가 취학 아동이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23.8%가 ‘친구·선생님과의 관계’ 때문에 18.6%는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학업을 중단했다. 67.4%를 차지하는 만 6세 미만의 미취학 아동이 모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19년 무렵에는 이런 일이 더 많아질 게 틀림없다.

다문화가족이 지역에 오래 살수록 편견과 차별을 더 많이 느낀다면 다문화지원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들 취학자녀들 가운데 약 280명 정도가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어 학교를 떠났다면 다문화교육 시스템에도 적지 않은 결함이 있다. 한해 수십억의 예산을 투입해 가동하고 있는 각종 단체나 조직의 운용이 일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차제에 다문화가정 지원방향부터 바꾸기 바란다. 그들을 지원 대상으로만 볼게 아니라 공동체의 인적자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출신 국가와 관련된 행사가 있을 때 문화해설사로 채용한다든지 노인지원 도우미 등 ‘지원 주체’로 활용해야 한다. 다문화가정 출신 자녀들이 심리적 압박감이나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멘토링 프로그램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다문화 교육이 형식적으로 운영되면 그 자녀들은 그만큼 열등감과 패배의식만 더 갖게 된다. 지금부터라도 외형적인 다문화가정 지원에서 벗어나 실효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선회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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