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문화는 땅을 갈고 씨앗을 뿌린 단계
울산 문화는 땅을 갈고 씨앗을 뿌린 단계
  • 김영수 기자
  • 승인 2007.12.10 2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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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 울산 현주소

주 5일 근무 여가시간 증가 문화생활 향유 욕구 ↑
“안정적 문화예술 환경속 전문인력 지속적 배출해야”

울산의 문화 인프라 부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 충족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진정 인프라 부족일까? 오히려 문화계 전문가들은 문화행사는 예전에 비해 풍족해졌지만 시민들이 제대로 향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문화예술 향유를 위한 욕구만 피력할 뿐 공연 일정을 알아보거나 가까운 공연장을 찾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양질의 문화예술을 바라는 것은 문화의 생산자인 울산지역 예술인과 수혜자인 울산시민 모두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본지는 시민들과 함께하는 울산 지역문화를 위해 지역문화계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고 그것에 화답하는 울산시민의 자세는 무엇인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울산시가 지난해 12월 13일부터 20일까지 8일간 일반시민 400명을 대상으로 울산의 미래상에 대한 시민의식 조사 설문를 했다.

이 조사 문항 중 울산 생활에서 가장 불편하거나 낙후된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문화적 향유(15.9%)에 가장 많은 불만을 표시했다.

또 울산중장기 발전계획 추진목표 및 방향에 대해 응답자들은 시민생활의 질적 향상(29.8%)에 가장 중점을 둬야 한다고 대답했다.

▲ 울산시향 김홍재 상임지휘자

이는 울산 시민의 소득이 높아지고 주 5일 근무로 인한 여가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문화생활을 향유하고 싶은 욕구, 더 나은 삶의 질, 양질의 여가문화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과연 그들 자신이 지역에서 양질의 문화를 향유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는 모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가장 우선적으로 그들이 문화가 꽃핀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했으며 지역 문화예술 공연을 보기 위해 공연장에 몇 번 찾아 갔는가를 질문하게 만든다.

이는 3년 주기로 문광부가 문화의 소비 과정에 관한 조사를 위해 실시하는 ‘2006년 문화향수 실태’에 따르면 지난해 동안 한번이라도 예술공연을 관람한 사람은 2.8%에 불과했다.

특히 공연관람을 하지 못한 이유가 시간없음(57%)과 경제적 부담(18%) 관련정보 부족(18%) 등으로 응답했다..

문화시설 방문을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70%가 없음을, 64%가 향후 지역문화시설에서 개최하는 문화행사의 참여할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또 혹자는 문화공간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질 좋은 예술작품들이 공연되지 않아 “울산지역에 문화와 예술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울산문화회관에서는 지난해 302일동안 262건의 공연을 실시했으며 전시 116건를 통해 연 692일에 달하는 공연을 펼쳤다. 또 울산예총이 주관하는 ‘울산예술제’와 관련된 공연 전시, 처용문화제 관련 공연, 북구문화회관, 현대미술관 등의 공연까지 합친다면 지역에서 열리는 문화행사는 생각만큼 적지 ‘울산은 문화 불모지’ 라고 냉소할 만큼 문화예술 공연이나 전시가 없지 않다.

김광오 울산문화예술관장은 울산의 예술층이 얇다는 것에 동감했다.

김 관장은 “관객에게 공연 홍보 및 티켓구매 유도를 통해 공연장을 찾도록 하는 메리트를 갖게 해야 한다”며 “나아가 주위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충성도 높은 관객층 형성과 이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차원에서우선 공연을 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 뮤지컬 '태화강이야기'의 한 장면

이를 위해 울산문화예술회관은 예술을 배우고자하는 초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아트 클래스를 운영하고 11시 모닝콘서트, 뒤란등의 공연과 이름난 합창단 무용단 교향악단 지도자 선생님을 모셔와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노력들로 시민의 문화욕구에 부응하고 공연장 문턱을 낮춰 관객층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홍보와 기획이 알차야 한다며 공연과 운영팀과 예술단 사무국팀을 합친 비공식 테스크포스팀을 만들어 홍보와 기획에 전념하도록 체제를 구성하고 결재단계도 관장에게 직접 결재를 받도록 했다. 이 결과 지난 5월4일 어린이날 기념연주회를 비롯해 교향악단 118회 정기연주회, 무용단 19회 정기공연등 역대 관객수 집계 상위 10공연 중 6개가 올해 기획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좋은 시설이나 공간이 있고 유명한 공연과 연주가 이뤄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관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젠 공연의 질이 높다고 관객들이 반응하는 시대가 아니라 관객들에게 그 공연을 알리고 , 티켓구매를 유도해 당일 공연장까지 관객을 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찾아올 수 있는 수 있는 메리트를 관객들에게 줘야하고 더 나아가서는 주위 사람들과 함께 올 수 있는 충성도 높은 관객층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문화예술 향유를 위한 욕구만 피력할 뿐 공연 일정을 알아보거나 가까운 공연장을 찾는 등 최소한의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고 양질의 문화예술을 바라는 행태는 참여보다는 구경꾼으로 전락하게 되며 문화예술기반시설의 제대로 된 활용이 떨어져 수혜자인 우리 모두에게 결국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김관장은 “이제 시민도 이런 노력에 화답을 해줘야 한다”며 “공연을 보는 것은 자기스스로의 품위를 높이는 길이라며 문화비 지출을 늘려 가족들이 손잡고 공연장을 찾아오게 하는 것이 바람이고 희망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예총 울산광역시연합회 전우수 사무처장은 “지금 울산문화는 땅을 갈고 씨앗을 뿌린 상태라며 떡잎이 올라오고 하면 같이 추수를 해야한다.”며 “이런 싹을 위축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시민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일상에서 시간적 여유와 돈이 없어서 못 보고 못 간다.”고 한다. 그리고 알지 못해서라며 홍보부족도 탓한다.

분명 이유는 있다고 하지만 지역문화와 예술의 공급과 수요 창출의 몫은 시민들에게 있는 것이다.
아무리 질 좋은 문화와 예술 공연을 공급하려 해도 수요가 없으면 안 되고 수요가 많으면 공급은 항상 창출되기 때문이다. 관객은 공연예술의 기본 요소이자 그 생존을 좌우하는 예술적 경제적 지원자이며 공연예술기관이 관객개발에 주력하는 것은 스스로의 생명력을 지속시켜 나가는데 빠져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이다.
/ 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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