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며느리 할배도 쌍심지… 왁자지껄 놀이 한마당
손주 며느리 할배도 쌍심지… 왁자지껄 놀이 한마당
  • 정선희 기자
  • 승인 2013.02.07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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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의 명절 설연휴가 시작됐다. 가족과 친지를 만날 생각에 마음이 들떠있다. 그러나 설과 관련된 세세풍속 등 우리 전통에 대한 의미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명절의 의미를 되새겨 보거나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 보이지 않는다. 가족, 친지와 함께 잊혀져가는 설 관련 세시풍속 등 올바른 설 상식으로 뜻 깊은 명절을 만들어 보자.설날 세시풍속과 민속놀이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리 전통의 멋을 살리고 온가족이 모여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세시풍속의 참뜻과 잊혀 가는 전통놀이에 대해 살펴봤다.

재미와 지혜가 담긴 ‘세시풍속’

설날의 세시풍속으로는 차례, 세배, 설빔, 덕담, 문안비, 설그림, 복조리 걸기, 야광귀 쫓기, 청참, 윷놀이, 널뛰기, 머리카락 태우기 등 종류가 다양하다.

◇설빔

설날 아침에 입는 새 옷을 말한다. 세장(歲粧)이라고도 한다. 과거에는 어른들이 두루마기 또는 도포를 비롯해 버선·대님까지 새로 한 벌을 마련하고 바지와 저고리에 새 솜을 두어 엄동설한에 대비했다. 아이들은 색동옷으로 단장했으며 설빔으로 갈아입은 뒤 차례를 지냈다.

◇세배

세배는 섣달그믐께나 정초에 친족과 웃어른을 찾아가서 문안하는 뜻으로 올리는 의례적인 인사다. 새해를 맞이해 정월 초하루를 시작으로 정초에 하는 세배를 ‘새세배’라고 한다. 섣달 그믐날 한 해가 저물어 감을 아쉬워하며 올리는 세배를 ‘묵은세배’라고 한다.

어른께 절을 올리며 마음속에 간절한 축원을 담되 입으로 그 축원을 말하기도 한다. ‘만수무강하십시오’, ‘금년에는 사업이 더욱 번창하십시오’ 등 좋은 말을 올리고 절을 받는 어른은 아랫사람에게 듣기 좋은 덕담으로 화답한다. 세배하러 온 사람이 어른일 때에는 술과 음식을 내어놓는 것이 관례이나, 아이들에게는 술을 주지 않고 세뱃돈과 떡, 과일 등을 준다.

◇복조리 걸기

조리로 쌀을 일듯 한해의 행운을 일어 담으라는 뜻에서 섣달그믐날 자정을 넘긴 이후 복조리를 집 안의 벽이나 기둥에 걸어 둔다.

이 복조리를 팔기 위해 섣달그믐날 저녁이면 전국의 조리 장수들이 “복조리 사려!”를 외치며 골목골목을 돌아다녔다.

◇야광(夜光)귀 쫓기

설날 밤 야광이라는 귀신이 민가로 내려와 신발을 신어 보고 발에 맞으면 신고 간다는 속설이 있다.

신을 잃어버리면 그해 운수가 나쁘기 때문에 모든 신들은 방 안에 들여다 놓는다.

또 대문 위에는 체를 걸어 두는데, 집 안으로 들어오던 야광귀가 체의 구멍을 세어 보다가 계속 헷갈려 결국 새벽닭이 울 때 물러가도록 하기 위해서다.

◇청참(聽讖)

설날 새벽 발 닿는 대로 걷다가 사람이나 짐승 소리, 또는 처음 들리는 소리로 그해의 운수를 점치는 것.

까치 소리를 들으면 풍년이 오고 까마귀나 참새 소리를 들으면 불행이 온다고 믿었다. 사람 소리는 행운도 불행도 아니다.

함께 모여 민속놀이 한마당

설날 아침에는 차례와 성묘를 지낸 다음 친척과 마을사람들이 한 데 모여 각종 전통놀이를 즐겼다. 윷놀이와 널뛰기, 연날리기, 팽이치기, 바람개비놀이, 쥐불놀이 등이 대표적이다.

◇윷놀이

윷놀이는 남녀노소 구별없이 모든 사람이 집 안에서도 하고 밖에서도 마을 사람들이 어울려 하는 정초의 가장 보편적인 놀이다.

삼국시대이전부터 전해오는 한국 고유의 민속놀이로 부여족시대 5가지 가축을 5부락으로 나눠 그 가축들을 경쟁적으로 번식시킬 목적에서 비롯된 놀이다.

윷놀이에서 ‘도’는 돼지,‘개’는 개, ‘걸’은 양, ‘윷’은 소, ‘모’는 말에 비유된다. 새해가 시작되는 설날에만 노는 놀이로 승부는 오직 마지막 말에 달려 있다. 또 다른 놀이는 ‘한다’고 표현하지만 오직 윷놀이는 ‘논다’라고 표현한다.

윷놀이에는 음양의 철학이 담겨 있고 네 가락의 윷은 사방사절후를 상징하며 말판은 밭전자형으로 농사를 짓는 이치를 표현한다. 말판 구성은 중앙(북극성)을 중심으로 29수의 별자를 돌리는 천문학의 원리가 들어있다. 오묘한 한민족의 비기를 게임에 숨겨서 전해준 것이다.

◇널뛰기

널뛰기는 명절에 행해지는 여성들의 대표적인 놀이다. 열 자쯤 되는 두꺼운 판자를 짚단이나 가마니 같은 것으로 그 가운데에 중심을 잡고 한 사람씩 올라서서 서로 발을 굴러 공중에 높이 솟아 뛰고 노는 놀이다.

널뛰기의 유래는 부녀자들의 외출이 자유롭지 못했던 옛날에 담 위로 높이 뛰었을 때 여인들이 외간 남자와 바깥세상을 엿보기 위한 수단의 하나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 높은 담장 저편에 갇힌 옥중의 남편을 보려고 그 아내가 다른 죄인의 아내와 함께 둘이 널뛰기를 하면서 그리운 남편의 얼굴을 엿보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처녀 시절에 널을 뛰지 않으면 시집을 가서 아기를 낳지 못한다거나 정초에 널뛰기를 하면 일 년 중 가시에 찔리지 않는다는 속신(俗信)도 전해진다.

◇연날리기

종이에 대가지를 가로 세로로 붙여 실을 맨 후 공중에 날리는 연의 역사는 우리나라 삼국사기에 기록되어 있을 만큼 그 유래가 깊다

연날리기는 섣달그믐 무렵부터 시작해 대보름까지 즐긴다. 보름날의 연은 액연이라고 해서 멀리 날려보낸다.

우리나라의 연날리기는 높이 날리기와 연줄 끊기 두 종류로 행해진다. 중국의 연날리기 풍습에는 멀리 날리는 풍습만 있고, 연줄이 맞부딪치거나 잘라 먹는 법은 없다는 말도 전해진다.

연줄 끊기는 한국과 일본 정도에서만 보이는 풍습이다. 연싸움은 쌀밥이나 민어부레로 만든 풀에 유리가루나 사기가루를 섞어서 연줄에 발라 상대방의 연줄을 끊는 것이다.

◇제기차기

제기를 가지고 발로 차는 놀이. 제기는 엽전이나 쇠붙이에 얇고 질긴 종이나 천을 접어서 싼 다음, 끝을 여러 갈래로 찢어 너풀거리게 한 놀이기구이다.

주로 겨울에서 정초에 걸쳐 노는 어린이 놀이이다.

제기차기는 어디에서나 아무 때나 가능했지만 주로 겨울에서 봄 사이에 즐기는 놀이로 더 발전했다.

추운 날씨에 집 밖에서 공을 차면서 땀을 내고 체력을 기르며 건강도 유지한 것이다.

제기를 차는 방법에는 발들고차기, 양발차기, 외발차기, 뒷발차기가 있다. 제기는 한 사람씩 차기도 하고 여러 사람이 모여서 마주 차기도 한다.

◇투호

일정한 거리에 병을 놓고 편을 갈라 병 속에 화살을 던져 넣는 놀이로 중국 한나라 이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투호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었다고 한다. 이미 오래된 예법을 실천하는 수단으로 주인과 손님이 술자리를 베푼 자리에서 재예(才藝)를 강론하는 예로써 권장되고 장려됐다. 활쏘기가 덕을 함양하는 수단으로 권장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투호 역시 마음을 다스리는 데 필요한 수단이었다.

투호를 할 때 쓰는 병의 종류나 크기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며, 화살의 크기 또한 다양하다. 노는 법은 일정한 장소에 둔 병을 향해 일정한 위치에서 살을 던져 병 속이나 귀에 던져 넣은 것으로, 살이 꽂히는 데 따라 득점이 정해진다. 던지는 위치는 병에서 2살 반, 즉 3자 가량 떨어진 거리이며, 한 사람이 살 12개를 가지고 승패를 다툰다. 정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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