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여상 취업률 50%의 의미
울산여상 취업률 50%의 의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1.17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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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기준 울산여상 졸업예정자 406명 가운데 203명이 취업했다고 한다. 3학년 전체 재학생으로 따지면 취업률이 50%지만 취업 희망자(220명) 대비 92% 수준이다. 이대로라면 2월 졸업 때까지 희망자 전원이 취업될 것이란 학교와 시 교육청의 설명에 수긍이 간다.

울산여상 졸업예정자들이 이런 성과를 낸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학교가 취업에 대비해 맞춤형 교육을 실시한 결과다. 금융기관 대비반이 그 한 예다. 은행을 비롯한 각종 금융권 취업 희망자는 2학년 때부터 금융 분야 자격증 취득을 준비시킨다. 또 회계와 금융 분야 전문 교과를 숙달시키고 이력서·자기소개서 작성법, 심지어 면접전형 대비까지 준비시킨다.

이러니 금융권 취업률이 안 좋을래야 안 좋을 수가 없다. 2011년 한해에만 14명이 국내 유수의 금융권에 들어갔다. 올해는 그 배(倍) 가까운 27명이 합격한 상태다. 이런 맞춤형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꼭이 한정된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재능을 발휘했다. 김이슬 학생은 ‘KBS 스카우트’에서 선발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취업됐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은 특성화고의 발전과 청소년들에게 실질적인 취업기회를 확보해 주기 위해 학생들이 서로 경연을 펼쳐 최종 우승자에게 입사기회를 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곳을 통과해 입사기회를 얻는다는 건 특성화고 학생들 사이에선 ‘하늘의 별 따기’로 통한다. 김성현 학생은 18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금융감독원에 합격했다. 금융감독원시험은 ‘금융고시’라 불릴 정도로 어렵고 경쟁률이 높아 4년제 대학 졸업자들이 수년 씩 시험 준비를 해도 합격을 보장키 어려운 시험이다.

특성화고(구 전문계고)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낮은 것을 혹자들은 학생들의 자질 탓으로 돌린다. 또 일부 학교는 교과과정의 불합리성이나 정부지원 소홀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하지만 울산여상의 예를 보면 특성화고의 취업률이 낮은 것은 학생 자질, 교과과정의 불합리성, 정부 정책의 부족 탓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어떻게든 학생들을 취업시키겠다는 학교의 의지와 교직원의 노력이 주효했음을 부인키 어렵다.

제한된 틀 속에서 나름 취업대비반을 구성하고 분야별 대비를 철저히 시켰기 때문에 울산여상이 취업기능강화 최우수학교로 선정된 것이다. 지역 특성화고교들은 이번 울산 여상의 모법사례를 적극 참조해야 한다. 지금이야 취업률이 낮아도 하기 나름에 따라 얼마든지 취업률 최우수 학교로 선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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