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생의 의미있는 선택
외고생의 의미있는 선택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1.15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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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은 고졸 취업 활성화로 가고 있지만, 정작 우리 사회의 그릇된 시각은 여전하다.

대학이 아닌 취업을 택한 울산외고 첫 졸업생의 이야기를 듣고 “어느 회사를 가나”가 아닌 “왜 대학을 가지 않았을까” 궁금했다. 기자 역시 고정관념을 벗어나기 힘들었다. 특성화고도 아닌 특수목적고 졸업생이 대학을 가지 않는 건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본보 15일자 5면)

모건욱 군은 외고에 합격할 당시만 해도 그저 남들처럼 공부하고, 수능을 보고, 대학에 가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한 평범한 학생이었다. 이런 생각에 변화를 준 건 바로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평소 아들에게 공부를 강요하지 않고 무엇이든 스스로 선택하도록 도왔다. “공부가 재미없으면 다른 재미있는 것을 스스로 찾아보라”는 식이었다. 때로는 특목고생인 아들에게 “직업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기능대학도 생각해 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어머니의 이 같은 실용적인 교육방식은 모군이 자유롭고 독창적인 사고방식을 키우는 데 자양분이 됐다.

모군은 “주변 사람들이 ‘수능시험 점수가 좋지 않아서 취업을 선택했냐’고 묻기도 한다”며 “남들보다 일찍 돈 벌어 안정적 가정을 꾸리는 게 꿈인데, 이번 결정도 이 꿈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고 말했다.

기자에게 빠른 시일 내 결혼도 할 테니 청첩장을 보내면 꼭 오라고 장난스레 말을 꺼내는 건욱군의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

인터뷰에 동참했던 모군의 친구는 “건욱이처럼 똑똑한 친구가 이른 취업을 선택한 것이 조금 납득하기 어려웠지만, 오히려 남다른 용기를 지닌 것 같아 부러운 마음이 든다”고 친구를 응원했다.

모군은 인터뷰 내내 싱글벙글이었다. “학교가 아닌 사회생활이 두렵지 않냐”는 질문에 “여러 루트를 통해 회사 생활이 어떤지 알아봤고, 그 생활이 궁금해서 기대감만 가득하다”고 답했다.

‘남들 다가는 대학(?)’을 다녔던 기자여서 그런지, 건욱군의 당당한 선택이 부럽고 자랑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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