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특성화고 취업률 문제점
울산 특성화고 취업률 문제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1.1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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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특성화고(구 전문계고) 취업률이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최하위권이다. 16위 제주(25.3%)를 제외하면 전국 꼴찌다. 올해 마이스터고 졸업예정자 전원 취업까지 합친 취업률이 29.3%라면 10개 특성화고의 실제 취업률은 이보다 훨씬 더 낮을 것이다. 취업률이 낮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진학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마이스터고 취업률 100%를 제외하면 10개 특성화고의 실제 취업률은 지난해와 비슷한 15%대 쯤 된다. 이렇게 따지면 나머지 약 85%는 대학에 진학한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지난해 울산 특성화고 졸업생의 대학진학률(약82%)은 전국 일반계고 평균(80%)보다 높았다.

시 교육청은 다른 시·도에 비해 특성화고교 출신 학생들의 취업률이 낮은 반면 진학률이 높은 이유를 대기업의 대학 학자금 지원제도 때문으로 보고 있다. 지역 대기업들은 직원 복리후생 지원책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자녀에 대해 한해 최고 1천만원까지 등록금을 지급한다. 반면 자녀가 대학에 진학하지 않을 경우 그 만큼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자녀들의 대학진학을 무차별적으로 희망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직원 자녀들에게 학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두고 뭐랄 순 없는 일이다. 회사가 여력이 있어 직원들에게 이런 혜택을 주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회사가 제공하는 지원금 때문에 무턱대고 자녀를 대학에 보낼 일은 아닌 것 같다. 한해 1천만원 가까운 비싼 등록금을 내고 대학을 다녔던 사람들의 절반 정도가 ‘청년 실업자’인 현실을 감안하면 대학진학에 매달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특히 졸업 후 취업을 목표로 하는 특성화고 졸업생의 경우 이 문제를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올해 울산외고를 졸업하는 모건욱 군은 대학진학 대신 취업을 택했다. 모 군은 “대학입학보다 내 꿈을 더 빨리 이룰 수 있을 것 같아 취업을 선택했다”고 한다. 또 “어린 시절부터 실리를 중요시하는 어머니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실리를 따져 취업하기로 말하자면 일반계고교보다 특성화고가 훨씬 유리하다. 특성화고 취업률이 제자리를 맴도는 이유는 아직 학생도, 학부모도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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