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윤 콘텐츠 함께 키우자”
“오윤 콘텐츠 함께 키우자”
  • 이상문 기자
  • 승인 2013.01.13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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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수 문학관 ‘父子 연계 육성안’ 여론
전시물 다양화 등 성공 가능성 높은데도
울주 “미술품 확보·설치공간 부족” 난색
울산시 울주군이 건립하고 있는 오영수 문학관에 오영수의 아들인 목판화가 오윤(1946~1986)의 콘텐츠도 보태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국의 문학관 운영 추세로 볼 때 소설가 오영수의 유품과 그와 연계한 프로그램에 오윤의 미술적 성공이라는 자원을 보태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13일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은 “오영수의 문학적 정서가 토속적, 민속적이며 우리 민족의 삶의 애환을 그린 작품이 주조를 이루고 있고, 그의 아들 오윤도 아버지의 정신적 맥을 이어 70~80년대 국민의 삶을 리얼하게 그려냈다”며 “부자간에 상통하는 미학적 가치를 합해 오영수 문학관의 콘텐츠를 확장한다면 울산의 문화적 저변이 넓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정씨는 또 “울산은 우리나라 산업화의 선도적인 도시이며, 오윤의 작품은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그리고 있다”며 “산업화와 민주화가 상생하는 울산의 이미지와 오윤의 작품이 잘 어울려 오영수 문학관에 적절한 가치를 부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윤은 오영수의 장남으로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했고 1968년부터 주로 사회적 시각의 목판화 작업에 열중했다. 그의 초기 작품들은 빈민 계층과 농민의 삶을 소재로 삼았으며 자연 사랑과 민담·설화 및 현대 한국사의 단면들을 주제로 삼기도 했다.

정씨는 오윤의 작품이 상실될 위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작품 대부분은 현재 개인 소장가에 의해 보존되고 있으며, 목판 원판까지도 보존돼 있지만 세월이 지나면 소멸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전시관에서 미리 확보해 두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다.

한국목판화협회 김억 회장은 “오윤의 미술사적 성과는 격동기 한국현대사를 진실되게 담아낸 몇 안 되는 작가라는 점에서 소중하다”며 “그의 미학적 방법론을 떠나 한국 현대미술사에 큰 업적을 남겼으므로 오영수 문학관에 오윤의 예술세계를 함께 소개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문학관협회에 가입된 전국의 문학관은 모두 58개소로 이 중 활용도가 높은 곳은 춘천의 김유정 문학관, 경주의 동리목월 문학관 등 몇 개소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오영수 문학관 개관을 앞두고 있는 울산의 부담이다.

동리목월 기념사업회 서영수 부회장은 “문학관의 성패여부는 작가와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운영하는 것에 달렸다”며 “그러나 기본적인 전시물이 다양하다면 그 활용도는 더 높아질 것이 분명하며 그런 차원에서 오윤의 콘텐츠를 추가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시도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울주군에서는 오윤의 미술품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올해 안으로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오영수 문학관의 전시실은 133㎡ 정도로 다른 전시물을 포함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문학관 개관을 위해 울주군이 유족으로부터 확보한 전시 목록은 갯바위 시나리오 등 178점과 언양초등학교의 문학비, 남구문화원의 흉상 등이다.

여기에 오윤이 우리나라 민중미술의 대표적인 작가라는 점도 결정에 중요한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상문 기자 iou@uj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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