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 정착 물심양면 지원”
“새터민 정착 물심양면 지원”
  • 이상문 기자
  • 승인 2013.01.1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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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 북한이탈주민 상담업무 첫 탈북자 공무원 정혜성 주무관 인터뷰
▲ 정혜성 주무관.

“한국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북한이탈주민출신으로 자신과 처지가 같은 북한주민을 돕는 공무원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울산시 북구청 주민참여과에서 근무하는 지역 첫 북한이탈주민 공무원 정혜성(29·사진)주무관.

북구는 올해부터 북한이탈주민을 돕기 위해 주 3회 상담창구를 운영하기로 하고 시간제 계약직으로 북한이탈주민인 정씨에게 상담업무를 맡겼다. 정씨의 업무는 이탈주민에게 취업을 알선하고 생활상담 및 행정정보 등을 제공하고 도움을 주는 일이다.

정씨는 2001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부모님과 오빠 등 4가족이 함께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했으며, 8년을 탈북자로 중국에서 숨어 지내다 2009년 한국에 입국했다.

정씨는 “북한에서의 삶은 하루하루가 고통이었다. 부모님이 자식들을 생각해 먼저 탈북얘기를 꺼냈고 그렇게 중국에서 8년 동안 공안을 피해 오로지 대한민국에 갈 궁리만을 생각하며 힘든 나날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한국땅을 밟은 그녀와 가족들은 하나원에서의 교육을 거쳐 처음에는 수원에 정착했다. 정씨는 컴퓨터를 배우고, 금속모형을 설계하는 중소기업에 취업했다.

그녀는 “남한사람들이 은연중에 우리를 무시하는 것을 자주 느낄 수 있었다. 밥도 제대로 못 먹는 너희를 우리가 먹여주고 보살펴 주고 있다는 식의 그들의 생각에 너무 기분이 나빴다”며 “어렵게 한국행을 선택했지만 초기에는 문화적 충격보다 남한 사람들에 대한 상처가 더 컸다”고 술회했다.

수원의 회사를 퇴직한 정씨는 지인의 소개로 2011년 부모님과 함께 울산으로 이주했다. 때마침 북구청에서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개채용에 응시해 합격했다. 정씨의 성실함과 적극성을 높이 산 북구는 지난해 재계약을 하며 새롭게 북한이탈주민을 돕는 상담창구 일을 맡겼다.

울산에는 현재 북한이탈주민수가 327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30%인 107명이 북구에 거주하고 있다.

정씨는 “가장 큰 문제가 일자리다. 경계심이 많아 외부와의 교류가 없다 보니 힘들어도 하소연할 데도 없는 실정”이라며 “그런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이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지역사회와 함께 할 수 있도록 적극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i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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