誹謗之木
誹謗之木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12.23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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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방지목:임금의 잘못한 정치를 비방하는 글을 쓰다
이는 ‘임금의 잘못한 정치를 비방하는 글을쓰다’란 뜻으로 훌륭한 정치에 대한 글로 사기 효문기(孝文記), 한서 문제기(文帝記), 여씨춘추 자지편(自知篇)등 여러 문헌에 전하는 이야기 이다.

중국 역사상 최고의 이상향의 정치를 실현한 시대는 요(堯),순(舜)임금의 시대이다. 이 시대 관리들의 기풍은 자신의 지위가 높으면 높아질수록 더욱 힘든 생활을 하고 험한 일을 자처했다고 한다. 순임금 또한 스스로 근검과 절제를 실천하면서 언제나 백성의 살림살이를 걱정했다. 어떻게 하면 한사람의 백성이라도 어려운 생활을 하는 이가 없게 하고, 또 한편으로 어떻게 하면 자신의 정치가 백성들에게 잘 전해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직접 백성들의 생각을 듣고자 자신의 집 앞에다 북과 나무를 세워놓았다. 여기서 북은 백성들로 하여금 임금에게 정치적 의견을 감히 알리는 것(敢諫之鼓)이고, 나무는 ‘임금이 하는 정치가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비난하는 내용을 적는 곳(誹謗之木)’이라 해 백성의 의견과 불만을 즉시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비방지목(誹謗之木)’이란 말은 이 이야기에서 유래한 말로 이는 ‘통치자로서 백성을 보살피는 수단 즉 오늘날의 정부정책’을 이르는 말이다. 우리의 역사에서도 조선시대 백성들의 억울함을 알릴 수 있는 신문고가 바로 그것이다.

며칠 전 치른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탄생시켰다. 이는 우리 역사상 신라시대 3명의 여왕이 있은 후 처음의 일이기도 하다. 나라의 대통령에 당선돼 국민을 아끼고 보살피고자 하는 생각을 누구나 가지고서 출발하게 되는 것이지만, 문제는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와 그를 판단하는 정신적 잣대에 있다. 다수의 의견에 따라 행하는 것은 정치의 불문이지만, 반대되는 단 한명 국민의 의견이라도 무시하고 버려서는 안 되는 것이 통치자로서 가져야 할 가장 소중한 덕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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