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점 드러낸 고졸자 채용
문제점 드러낸 고졸자 채용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12.02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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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자 채용에 잡음이 나오고 있다. 일부 공공기관들이 대학중퇴자, 검정고시 합격자 등을 채용에서 배제한 탓이다. 재학생들도 대다수 기업들이 학교장 추천을 받아 채용하는 바람에 고졸자 채용이 자칫 우수학생만을 위한 취업 창구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많은 사람들이 고졸자 채용 붐을 반긴 이유는 무분별한 대학진학으로 국가와 사회가 짊어져야할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서다. 울산만 하더라도 고등학교 졸업생의 80%이상이 대학에 진학한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졸업 후 일자리를 갖지 못해 소위 ‘청년 백수’ 신세를 면치 못한다. 고졸자를 대거 채용하면 이런 폐단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수년전부터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고졸자 채용에 힘을 보탰다.

이런 취지라면 고졸 자격범위가 넓어야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고졸자 채용 가이드라인’을 보면 고졸자는 최종학력이 고등학교 졸업 이하인 자로 돼 있다. 이 규정대로라면 검정고시 출신이나 대학 중퇴자도 포함된다. 또 지원 대상을 성적 상위자 등으로 제한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는 이와 다르다. 일부 공공기관이 대학 중퇴자를 응시자격에서 제외시켰는가 하면 ‘고교 평균 석차 비율이 상위 10%이내 인 자’로 제한을 둔 곳도 있다. 공공기관이 이러니 기업들까지 학교장 추천서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생이면 누구든지 공평하게 응시할 수 있어야 진정한 의미의 고졸자 채용이 이뤄진다. 대졸자들이 응시하는 건 막아야겠지만 고등학교 성적이 상위 몇 %이어야 한다고 못을 박는다든지 검정고시 출신을 고졸자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고졸자들이 갖는 일자리는 고등학교 졸업정도의 자질만 갖추면 대부분 소화해 낼 수 있는 대상들이다. 지난해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우리나라 전체 293개 직업을 조사해 봤더니 고졸 직업학력이 전체의 44.7%(131개)를 차지했다. 웬만한 일은 고졸학력으로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고졸자 채용이 활성화 되면 될수록 앞으로 문제점들은 더 늘어날 것이다.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고 희생을 치룬 뒤에야 문제에 주목하고 대책을 세웠던 게 우리사회의 상례다. 하지만 이 문제는 학력 인플레와 직결돼 있고 젊은이들의 장래가 걸려있는 일이다. 처음부터 철저하게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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