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불산 케이블카 중단여론 고조
신불산 케이블카 중단여론 고조
  • 정인준 기자
  • 승인 2012.11.25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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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개발이익 얻는 세력 우리를 모욕말라”
노인회 “산이 훼손되면 추억도 훼손된다” 반대
신불산 케이블카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눈 앞의 이익에 밀려 더 큰 이익인 ‘자연보호’를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울산시는 지난 19일 서울주발전협의회로부터 신불산 케이블카 조기착공에 대한 건의를 받고, 그동안 민영개발로 추진해 오던 방침에서 공영개발과 노선변경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사업타당성도 따져 추진여부를 확실히 하기로 했다. 지난 10여년간 지지부진한 신불산 케이블카 문제에 대해 방점을 찍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반대여론이 다시 들끓고 있다.

한 장애인단체 회장은 케이블카 설치 명분으로 장애인에 대한 배려를 제시한데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장애인이 산에 못오를 것이라는 생각은 장애인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지역개발로 이익을 얻는 세력들은 장애인을 이용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대한노인회 울산지부의 한 회원은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신불산에 대한 추억이 퇴색될 것”이라며 “자손에게 물려줄 자연을 훼손하면 안된다” 고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대한산악연맹 관계자는 “산은 멀리서 볼 때 경외심을 갖게 하고 가까이에서는 더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며 “사람의 발길이 많은 산은 휴식년으로 보호하는 데 사람을 불러들이는 케이블카는 안될말”이라고 밝혔다.

울산생명의 숲 윤석 사무국장은 “신불산은 식생과 자연환경이 매우 뛰어난 환경으로 케이블카 설치에 따른 환경훼손을 심각히 우려하고 있다”며 “케이블카 설치는 분명히 시민사회의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연훼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다는 지적이다.

울산시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전국의 산하에 설치된 케이블카는 144곳이다. 이중 서울 남산과 설악산, 통영 등 3~4곳만 흑자경영일 뿐 나머지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이러한 실정에서 정부는 올해 지자체가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며 신청한 7곳 중 1곳만 시범사업지로 선정했다. 환경성, 경제성, 공익성, 기술성 등을 따진 결과다. 국립공원과 비교하면 신불산 케이블카의 현주소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천병태 시의원은 지난 22일 행자위 사무감사에서 “밀양 케이블카는 ‘새로 생긴 케이블카니 한 번 타보자’는 초기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로 통영과 설악산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케이블카가 투자대비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울산시가 10년전터 케이블카를 고민하고 민자로 추진했으나 지지부진한 것은 경제성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공영개발 검토보다 타당성 검토가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인준 기자 womania@uj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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