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길부 의원 “문집발간뒤 선양사업 필요”
오출세 교수 “한국설화의 산실 기념해야”
강길부 의원 “문집발간뒤 선양사업 필요”
오출세 교수 “한국설화의 산실 기념해야”
  • 이상문 기자
  • 승인 2012.11.1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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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솔 선생 채록 설화로 테마공원·동요 만들어 널리 알리자
▲ 지난해 9월 25일 새누리당 강길부(맨오른쪽) 의원과 신장열 울주군수(오른쪽 세 번째), 최인식 당시 울주군의회 의장 등이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어음리의 정인섭 선생이 성장기를 보낸 집을 방문해 복원 사업 등에 대한 계획을 논의했다.
눈솔 정인섭 선생이 채록한 설화를 바탕으로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테마공원을 만들고 울산을 소재로 한 동요와 가곡을 시민들에게 넓게 보급하자는 움직임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강길부 의원은 “정인섭 선생은 울산의 많은 인물들 가운데 문화적으로 가장 폭넓은 분야에서 활동한 대표적인 울산의 자랑”이라며 “그가 남긴 다양한 성과를 활용해 울산의 문화적 지평을 넓히고 문화산업으로 활용하기 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또 “우선 그가 남긴 글들을 모두 모아 문집으로 발간해 시민들에게 두루 읽히고 그것을 기점으로 해서 선양사업을 체계적으로 펼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동국대학교 국문학과 오출세 교수는 “정인섭 선생은 한국의 구전 설화를 최초로 발품을 팔아 일일이 채록해 한국 설화문학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다”며 “그의 작업은 고향인 울주군 언양읍에서 상당부분 구술로 듣고 채록해 한국 설화의 지역적 바탕이 울주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인섭 선생은 1927년 일본 유학시절 자신이 채록한 한국의 설화 99편을 일본어로 엮어 ‘온돌야화’로 간행했다. 또 런던대학교 교환교수로 재직할 무렵 ‘온돌야화’를 영문으로 번역해 ‘한국의 설화(Folk Tales from Korea)’를 출간함으로써 한국문화를 서양에 최초로 소개했다. 이 책은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아르네와 톰슨의 설화색인표’에 한국자료로는 유일하게 등재돼 높은 가치로 평가된다.

또 그의 시 ‘산들바람’은 현제명이 곡을 붙여 대표적 가곡으로 널리 불려지고 있으며 고향 언양의 미나리꽝을 소재로 한 시 ‘물방아’는 김원호가 곡을 붙여 70년대까지 울산시민들에게 애송됐다.

이밖에도 1922년 마해송, 윤극영, 방정환 등과 함께 ‘색동회’의 발기인이 돼 동인지 ‘어린이’에 동시와 동극, 동화를 발표하면서 어린이운동을 펼쳤다. 연희전문에 재직하면서 한글학회, 극예술연구회, 한국민속학회, 한국음성학회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렀다. 이 때 같은 울산 출신이었던 외솔 최현배 선생과 함흥의 감옥에서 함께 지낸 기연도 있다.

그러나 정인섭 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사업은 이미 여러 차례 시도됐지만 그의 친일 행적으로 좌절됐다. 지난해 울주군이 그가 성장한 언양읍 어음리 집을 중심으로 기념관을 건립해 설화 테마공원으로 개발하려는 계획을 세우려 했으나 다시 친일논란이 제기되면서 무산됐다.

이상문 기자 i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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