役夫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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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11.1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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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부몽 : 일꾼이 꾸는 꿈
이는 ‘일꾼이 꾸는 꿈’이란 뜻으로 열자(列子)의 주목왕편(周穆王篇)에 전하는 이야기이다.

고대 중국 주(周)나라에 윤(尹)씨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많은 재산에다 권력까지 행사하고 있었음에도 욕심이 과하여 자신의 집 일꾼들을 항상 다그치고 모질게 다루었다. 그 집 일꾼 중에 한 늙은 일꾼이 있었는데, 그는 낮에는 주인이 시키는 대로 심한노동에 시달렸고 밤이면 지쳐 잠에 빠지게 되면 꿈 속에서 자신이 임금이 되어 호화로운 대궐에서 잔치를 벌이는 꿈을 꾸었다. 잠에만 빠지면 그 꿈이 매일 계속 되었기 때문에 그는 그것을 큰 위안으로 삼고 있었다. 하루는 일터에서 고초를 겪고 있던 그를 본 이웃사람이 “너무 고생이 많다”며 위로하자 그는 “세상에는 낮과 밤이 있습니다. 저는 낮에는 하인이 되어 죽도록 일을 하지만 밤이 되면 꿈속에서 한 나라 왕이 되어 즐거운 생활을 누리는 꿈을 꿉니다. 그러니 별 원망할 일도 아니지요”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의 집주인 윤 씨는 그와는 반대로 밤마다 꿈을 꾸는데 자신이 남의 하인이 되어 죽도록 일을 했다. 그래서 밤이 되면 잠자리에 들기가 무서워 전전긍긍 하다 더 이상 견디지 못해 그 사정을 친구에게 털어놓게 되었다. 친구는 그에게 “자네는 지위가 높고 재산이 많음에도 언제나 일꾼들을 혹독하게 다루기로 소문이 나 있네. 그러니 밤이면 하인이 되어 괴롭게 일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르지”라고 충고했다.

이 말을 들은 윤 씨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그날부터 일꾼들의 일을 줄여주고 새경도 후하게 베풀었는데, 그때서야 악몽도 차츰 사라지게 되었다 한다. ‘역부몽’이란 말은 이 이야기에 유래한 것으로 ‘세상사 부귀영화란 한갓 꿈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지나친 과욕을 가지지 말라’는 경계의 말이다.

지금 대통령의 사저 부지 매입에 따른 특검이 시작되면서 대통령 일가 친인척들이 특검에 불려들고 있다. 잘잘못이란 수사 결과로 드러날 일이지만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국민의 입장에서 이 나라 최고의 모범된 집안이기를 바라고 기대하던 집안을 두고 바르지 못한 가정사를 보는 것 같아서 국민됨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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