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이번엔 ‘짝퉁부품’ 들통
한수원 이번엔 ‘짝퉁부품’ 들통
  • 권승혁 기자
  • 승인 2012.11.05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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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사 해외기관 품질검증서 60건 위조 공급 적발
집중사용 영광5·6호기 가동중단… 고리엔 재고 보관
영광 5·6호기를 비롯한 국내 일부 원전에 품질검증서가 위조된 부품이 대량 공급된 사실이 밝혀졌다. 울산과 인접한 고리원전은 문제의 부품을 설치하진 않았지만 재고로 다량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식경제부는 5일 원전부품 납품업체 8개사가 해외 품질검증기관의 검증서 60건을 위조해 한국수력원자력에 부품을 공급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품질 보증서를 위조한 부품은 휴즈, 스위치 등 모두 237개 품목 7천682개 제품으로 액수로는 8억2천만원에 달한다. 이 같은 ‘짝퉁’ 부품들은 소모품에 해당하지만 높은 안전등급을 요구하는 설비에 들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부품들은 영광 5·6호기에 집중적(98.4%)으로 납품·사용됐고, 영광 3·4호기와 울진 3호기에도 일부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고리원전에는 19개 품목 75개 부품이 재고로 보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경부는 조사결과 해당업체가 공급한 부품이 최근 자주 발생하고 있는 원전 고장과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외부 제보를 받고 위조 사실을 확인했다”며 “문제의 부품은 핵심안전설비에는 사용할 수 없어 설사 해당 부품이 고장나더라도 방사능 누출과 같은 원전사고의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한수원 직원들의 사고 은폐, 납품비리, 마약사건 등 불미스런 일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한수원 발표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는 바닥에 떨어진 상태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총체적인 핵발전소 안전점검을 국회가 나서서 해야 한다”며 한수원 납품비리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환경련은 “짝퉁 부품과 중고 부품 납품 비리가 외부제보로 밝혀진 것은 한수원 내부나 한국원자력기술원, 한국원자력안전위원회의 검증 시스템으로는 허점을 찾아내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핵발전소 전체로 수사 범위를 넓히고 총체적 점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수원은 위조부품 납품업체들을 검찰에 수사요청하는 한편 한수원의 품질관리시스템을 전반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지경부는 미검증 부품이 집중적으로 사용된 영광 5·6호기의 가동을 5일부터 중지하기로 했다. 영광5·6호기는 부품 교체가 완료되는 올해 말까지 가동이 중지될 것으로 보인다. 권승혁 기자 gsh@uj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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