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뜬 추석 부스럼
들뜬 추석 부스럼
  • 구미현 기자
  • 승인 2012.10.0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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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 드리기엔 너무 큰 용돈 슬쩍
자전거 훔친 학생에 새 자전거 선물
추석 연휴기간을 전후로 울산에서 싱숭생숭한 절도 이야기가 두개 생겨났다.

지난 2일 오전 추석명절을 쇠러 고향으로 내려온 K(41)씨는 부모의 집 근처인 중구의 한 은행 365코너에서 부모에께 용돈을 드리기 위해 현금지급기에서 35만원을 찾았다. 돈을 찾아 나오던 K씨는 현금 수송업체가 현금이 든 가방을 차에 실어 나르는 과정에서 돈 가방 3개 중 하나를 인도에 둔채 황급히 떠나는 것을 봤다.

K씨는 주변을 살펴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후 3천100만원이 든 가방을 들고 집에 갔다. K씨는 범행 12시간만인 그날 저녁 부모가 살고있는 아파트에서 긴급 체포됐다. 돈가방은 자신의 방 책상 밑에 숨겨두었다.

사건을 담당하는 경찰은 “돈가방을 가져간 것은 죄이긴 하나 K씨를 조사하다 보니 참 선한 친구라 느껴졌다. 자신의 잘못도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며 “수송업체 직원들이 돈가방을 놓고 간 것이나, 부모에게 넉넉한 돈을 주고 싶어 남의 돈을 탐한 것이나 모두 명절의 들뜬 분위기 속에 만들어진 사건”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K(41)씨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을 고려 중이다.

반면 자전거를 훔친 혐의로 붙잡힌 중학생을 조사하던 경찰관들이 이 학생의 딱한 사정을 듣고 추석선물로 자전거를 마련해줬다.

울산 울주경찰서 생활안전과 직원들은 추석을 맞아 십시일반 돈을 모아 울산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A군(14)에게 추석전인 지난달 27일 26만원 상당의 자전거와 보호장비를 전달했다.

A군은 최근 자전거를 훔쳐 새벽거리를 배회하다 경찰에 붙잡힌 적이 있었다. 경찰에서 A군은 경찰조사때 “4Km 넘게 떨어진 학교까지 날마다 걸어서 통학하는 것이 힘들어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A군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어 자전거 구입은 엄두도 내지 못할 형편이었다.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울주경찰서 생활안전과 직원들은 십시일반 성금을 거둬 직접 자전거와 헬멧 등을 꼼꼼히 골라 할머니께 전달했다.

구미현 기자 god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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