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대리점·선사·화주의 고충은= 선박대리점인 포스텍사는 “배가 하루 체선하면 수천만원의 손실이 생기는데, 현재 6일째 체선 중으로 수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기름값, 인건비, 정박료를 비롯 다른 곳에서 일할 시간손실이 크다는 것이다.
선사인 STX팬오션은 그동안 유럽 및 남미에서 쌓아 온 신뢰도가 한순간에 무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칠레의 화주는 한국측에 국제소송도 할 계획이다. 펄프를 공급받아 종이를 만드는 국내 회사들도 원료 공급을 우려하게 됐다.
▶짐을 풀 부두나 창고가 없나= 울산신항 부두가 있고, 관세청의 허가를 받은 태영GLS 보세창고가 있다. 당초 이 배가 한달간의 항해를 거쳐 울산항에 온 것은 태영부두 보세창고를 목표로 했다. 세관에서 발급받은 서류를 살펴보면 태영부두 보세창고는 일반 수출입 영업용 보조화물을 취급할 수 있도록 허가돼 있다.
▶그런데 왜 짐을 못풀게 하나= 항만청은 이 펄프가 태영GLS 화물이 아니어서 다룰 수 없다는 이유를 댄다. 그런데 그런 조치를 할 법이 없다는 것이 태영측 설명이다. 세관에서 취급할 수 있는 자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부두운영 책임자인 울산항만공사는 왜 조치하지 않나= 항만청의 눈치를 본다는 것이 항만관계자들의 견해다. 항만청은 항만운영 기본계획에 명시되지 않은 화물을 하역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그 입장을 확인할 내용을 문서로 보여주지 않는다. 나중에 법적 문제가 될 때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항만관계자의 얘기다.
▶이런 일이 생겨난 근본원인은 무언가= 항운노조와 태영GLS간의 노무공급권 다툼이다. 민간자본을 들여 부두를 만든 태영측은 가급적 회사에서 채용한 인부를 활용하려고 하지만, 항운노조는 자신들만이 하역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항만관계자들은 이 과정에서 항만청이 항운노조의 편을 들어주면서 갈등의 골은 깊어가고 있다고 보고있다. 강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