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세대 어떻게 할 것인가
베이비부머 세대 어떻게 할 것인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9.03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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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평균 수명이 급속히 늘어나자 사람들은 이를 현대 의학과 신의 축복이라고들 한다.

TV는 장수촌들을 보여주면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장수 비결을 앞 다투어 보도하고 신문도‘골드 실버’니‘노년의 제 2인생’이니 하며 연일 특집기사를 실어댄다. 물론 이것은 축복이다. 단 경제가 계속 발전하고 활기찰 때 그렇다.

문제는 요즘처럼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양극화와 청년실업이 일상화됐을 때다. 이럴 때 고령화 사회는 오히려 젊은 세대들에게 또 하나의 부담만 안겨준다.

바로 노인층의 복지비 부담 때문이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노인인구는 점점 증가하는 반면 실제 노동력인구는 점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최근 세계 일곱 번째로 ‘20-50클럽(소득 2만달러·인구 5000만명 국가)’ 멤버가 됐다. 하지만 통계청이 내 놓은 자료를 보면 마냥 행복해 할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저출산·고령화 속도가 점점 빨라져 앞으로 30년 안에 생산가능인구가 700만명 이상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1949년 남한 인구는 2천19만명에 불과했다. 70년대 이후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루면서 한국은 1983년 7월 28일 인구 4천만명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올해 5천만명을 돌파했다. 통계청은 당분간 인구 5천만명 시대가 이어지리라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가 문제다. 30년 전엔 시간당 88명의 아기가 태어났지만 2012년 시간당 출생아는 52명으로 줄었다. 반면에 시간당 사망자는 2명 늘었다. 이대로라면 2030년 5천 216만명을 정점으로 인구가 점점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10년 기준 총 인구의 72.8%에 다다랐던 생산가능 인구는 2016년 정점에 이르고 2040년이면 2천887만명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반면에 국민연금 가입자 대비 수급자 비율은 1989년 1.3%에서 2009년 15.0%로 늘어났다. 고령화 사회로 인해 사회적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비부머 가구들이 노후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자금은 현재 자산 기준 약 3억6천 만원이다. 그러나 현재 그 정도 자산을 보유한 베이비부머 가구는 24.3%에 불과하다. 나머지 약 75%는 노후대책이 마련되지 못한 상태다.51.7%는 최소 자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는 일반적으로 체력이 떨어지는 반면 그만큼 숙련된 기술과 축적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또 이직률이 낮아 오히려 업무수행능력이 뛰어난 경우도 많다. 기업이 고령자를 은퇴시키는 이유는 대개 고액의 인건비 때문이다. 그러나 임금피크제 등으로 고령 인력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그러려면 우선 사회적인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현재는 고령 인력에게 재고용의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고령인력이 퇴직하면 할 수 있는 일은 아파트 경비원이나 택시운전 등 몇 가지 업종에 제한돼 있다.

하지만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고령자들을 잘 활용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성 향상을, 사회적으로는 은퇴 후 쓸쓸한 노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왕성한 활동을 통한 제 2의 인생을 살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저출산·고령화시대에 대비해 노인들에게 노후생활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아울러 노인일자리 창출, 직업능력의 개발, 고용자원의 확대를 위해 민· 관간의 협력을 통한 자생적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

동시에 평생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은퇴 후에 전문기관의 교육 등을 받아 오히려 현역 시절보다 더욱 화려한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는 노인 인력이 적지 않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젊은이들보다 더 자유자재로 다루며 끊임없는 배움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고 계시는 분들을 필자는 고령화 사회의 가장 바람직한 모델로 본다.

고령화 사회는 분명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 문제를 최대한 긍정적이고 발전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한편에서는 국가·사회가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제 2의 인생을 알차게 보내려는 개개인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김영복 동구청 민원봉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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