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극단 결 ‘외솔 최현배 선생’을 준비하다
마당극단 결 ‘외솔 최현배 선생’을 준비하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9.03 2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당극단 결은 울산지역의 역사적이고 토속적인 소재를 발굴해 스토리텔링한 창작작품들을 매해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최근 마당극단 결은 목포국제 마당페스티벌과 수원화성국제 연극제에도 초청되어 왕성한 공연활동을 벌였다.

그 외에도 남구의 ‘춤추는 고래마을 장생포’와 ‘돋질산 도깨비’, ‘처용’, 울주군의 ‘외고산 옹기 할배’ 그리고, 반구대 ‘고래바위의 전설’북구의 ‘쇠부리는 사람들’을 지금까지 공연했다.

이번에는 그 일곱 번째로 한글 학자인 최현배 선생의 일대기와 정신을 그린 창작마당극 ‘한글이 목숨이다!-외솔 최현배’를 무대에 올릴 준비를 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일제 강점기 때 우리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일제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조선어학회 활동과 우리말 조선어 큰 사전을 펴냈고, 여러 교과서를 편찬했으며 한글 가로쓰기를 주장하셨던 울산 병영에서 나고 자라신 훌륭한 한글학자 최현배선생님을 주인공으로 다룬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지름, 반지름, 반올림, 마름모꼴, 꽃잎, 암술, 수술’이라고 하는 말들은 그 전까지만 해도 각각 ‘직경(直徑), 반경(半徑), 사사오입(四捨五入), 능형(菱形), 화판(花瓣) 등으로 표현됐다. 그랬던 것을 선생께서 우리말로 바꾸어 만든 용어로, 선생님이 문교부 편수국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편찬한 교과서에 처음 올려 지금껏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선생께서 남긴 업적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광복후까지 사용되던 일본어 잔재를 없앤 것도 외솔 선생님이다. ‘후미끼리, 벤또, 젠사이, 혼다데, 간스메’ 등 당시 흔히 쓰이던 일본어를 ‘건널목, 도시락, 단팥죽, 책꽂이, 통조림’이라는 우리말로 대체했고, 이밖에 ‘짝수, 홀수, 세모꼴, 제곱, 덧셈, 뺄셈, 피돌기’ 등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용어들이 대부분 당시 선생님의 손길을 거쳐 탄생되었다한다. 또한 가로쓰기를 정착시킨 분이기도 하다.

일제 치하에서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우리 말글을 목숨보다 소중히 생각하셨던 최현배 선생님. 필자는 그 동안 그분의 삶과 역사적 발걸음들을 마당극이라는 예술형상물로 되살리고 싶었다. 그것이 울산에서 살아가는 문화예술인이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으뜸인 아름다운 한글, 그리고 일제의 갖은 혹독함과 탄압 속에서도 총칼대신 우리 말글로 나라를 지켜내고자 했던 그분의 사상과 철학을 마당극단 결이 ‘한글이 목숨이다’라는 작품으로 준비하고 있다. 울산 시민과 아이들에게 감동적으로 잘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가장 지역스러운 문화는 무엇일까? 그 지역의 문화와 역사, 인물을 다시 살아 숨 쉬게 하는 것, 그리고 그 지역의 아이들이 감동받고 행복해하고 앞으로도 울산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것. 그것이 울산을 더욱 아름다운 울산으로 만들어가게 하는 문화일 것이다.

앞으로도 마당극단 결은 박제화 된 울산의 문화와 역사가 아니라 예술작품으로 다시 살아 숨 쉬는 울산의 문화와 역사를 만들어 가는데 노력 할 것이다.

그리고 예술단체의 이러한 노력과 함께 시민들의 문화 예술에 대한 작은 관심과 사랑 또한 중요하다. 이것은 작가들의 창작의욕을 북돋우게 하고 나아가 지역 문화예술을 더욱 살찌우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지역을 행복하고 풍요롭게 하는 큰 자산은 무엇보다도 그 지역의 냄새가 담긴 문화와 예술이다. 지역에 살고 있는 좋은 작가 한 사람이나 좋은 작품 한편이 그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고, 이미지를 높이는 그 지역 고유의 중요한 자산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추동엽 마당극단 ‘결’ 대표>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