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명장(名匠)’을 본 받아라
‘대한민국 명장(名匠)’을 본 받아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9.02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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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올해 3명의 ‘대한민국 명장’을 배출했다. ‘명장’이란 동일 산업직종에서 15년 이상 근무하고 기술발전에 크게 기여했으며 해당분야에서 최고의 숙련기술을 보유한 기능인에게 주어지는 칭호다. 기능인으로서 최고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배관분야 명장으로 선정된 김춘진 기장은 1982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30년간 조선소의 배관과 배관설비를 유지·보수·증설하는 일을 했다. 건조된 배를 띄울 때 배의 균형을 잡기 위해 배안에 물을 주입하는데 김 기장은 보조 장비를 개발해 그 형평수(衡平水) 주입시간을 대폭 줄였다. 기계조립분야 김금만 명장도 1981년 현대중공업에 들어와 31년간 선박용 대형엔진 조립업무를 수행해 왔다. 김 명장은 25건의 특허와 4건의 실용신안을 출원했으며 3천600여건의 업무개선 아이디어를 내놨다. 금속재료시험 분야 허태영 명장은 5개 분야 기능장과 공학박사 학위를 소지하고 있어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인재다. 허 명장은 28년 동안 현대중공업에 재직하면서 선박과 해양구조물의 공정개선, 부품국산화에 크게 기여했다.

이들 세 사람은 모두 한 우물만 팠다. 현대 중공업에서 30여년 근무하는 동안 같은 직종에서 같은 일만 되풀이 했다. 그 결과 해당분야에 ‘도(道)가 텄다’. 그 정도라면 다른 기업의 스카웃 손길도 뻗쳤을 만하고 화이트 칼라(사무직)로 옮겼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땀 냄새 나는 작업복을 더 자랑스러워했다.

지난달 기준, 대졸 실업자 누적 총계는 48만명이다. 올해 2월 대졸자 10명 가운데 4명은 아직도 ‘백수’다. 고용노동부가 내 놓은 자료에 의하면 오는 2020년까지 인력시장에서 전문대 졸 이상은 50만명 초과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한다. 일자리는 한정돼 있는데 고학력자들이 어렵고 힘든 일을 기피하니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다. 반면에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죽을 맛이다. 간혹 중소기업에 입사한 젊은 세대들은 4~5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튀어 나온다.

이번에 명장으로 등극한 세 사람은 30여년전 현대 중공업에 들어온 사람들이다. 당시 조선소 근무여건은 열악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악조건에도 지금껏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 왔다. 그리고 기능인 최고의 지위에 올랐다. ‘청년 백수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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