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이기가 가져온 묻지마 범죄
사회적 이기가 가져온 묻지마 범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8.30 21: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상이 싫다. 이 사회 어디에도 자신을 받아주지 않으니 한 몸 의지할 곳이 없다. 그렇다고 혼자 죽기에는 너무 억울하다. 경쟁사회에서 탈락한 사회적 낙오자들의 세상을 향한 적개심이 `묻지마 범죄`의 탄생 배경이라고 사회학자들은 주장한다.

직장 동료를 살해하고, 이웃집 주부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하고 이유없이 동네 슈퍼마켓 여주인을 살해하려한 묻지마 범죄가 우리 사회를 불안하게 만든다. 한동안 학생 왕따 자살 사건으로 자녀있는 모든 가정을 불안에 몰아넣더니 이제 묻지마 칼부림이 우리사회 전체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새누리당 김기현 의원은 30일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이례적으로 묻지마 범죄 등에 대한 대책으로 민생치안확보 등 강력한 대책을 주문했다. 이는 최근 묻지마 범죄로 사회적불안이 가중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당시에만 불난집처럼 소란스럽다가 슬그머니 만성화되면서 아무 일 없는 듯 흘러가고 망각해 버린다는 것이다.

이번에 묻지마 폭력살인은 전국의 매스컴들이 세상이 뒤집힌 것처럼 문제점을 부각시키고 있지만 불과 몇 개월 전에 세상을 흔들었던 학생 왕따 자살문제에 대한 논의와 대책은 슬그머니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우리 사회가 묻지마 폭력살인과 학생의 왕따 자살과 같은 심각한 사회적 병리현상에 대한 국민적 공감을 이루는 원인분석과 그에 따른 처방을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면 우리의 장래는 한마디로 암울하다.

지금까지 갖가지 사건이 만연하는 것도 사회적 병리현상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이를 고치고자 하는 자세가 흐지부지하고 쉽게 잊어버린다는 것도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다.

사건의 추이로 보면 우리 국민 중에 누가 이런 피해자가 될 지도 모를 상황에서 그때그때 자신만 해당되지 않으면 금방 잊어버리는 것 자체가 문제다.

묻지마 범죄에 대해 전문가들은 많은 분석들을 제시하고 있지만 사회전체가 공감하는 수준의 근원적 접근은 되지 못하고 있다. 원인에 대한 공통적 접근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근본대책이 마련될 수 없다.

기껏 관계기관과 해당분야 차원에서의 논란과 국지적 대책을 제시하는 것이 고작이다.

이 같은 방식은 아무리 되풀이 해봐야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국가의 장래가 걸린 중대한 문제라는 점에서 국민적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고 대대적인 사고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들 문제에 대해 가장 구체적인 사안은 현재 우리사회는 공동체 해체현상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동체 해체의 가장 큰 원인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지나치게 이기적으로 서로간에 벽을 쌓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적 자유경쟁이 사회발전의 요소가 될 수는 있지만 인간소외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그런데도 공동체 구성원들 가운데 경쟁의 패배자나 사회적 약자가 세상을 저주할 만큼 비정한 사회가 되었다면 이를 고칠 방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이 사회의 문제를 치료할 수 있는 대안이다.

자신만이 성공의 가도를 달려야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에서도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지나친 경쟁심리는 우리사회 전체를 이기주의로 몰아가고 있다.

이는 기성세대에서 더욱 심각하다. 자녀를 가진 부모들은 자기자식만 소중하고 남의 자식의 일에는 절대로 개입하지 않는 이기적 사고가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들에게 극단적 사고를 하도록 만들어가는 것이다.

지나친 경쟁보다는 함께하는 사회를 추구해야 한다. 자신의 논리나 신념에 집착하지 말고 함께 어우러지고 소통하는 공동체 사회가 필요하다.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