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생태환경 알리는 ‘하얀 홍보대사’
울산 생태환경 알리는 ‘하얀 홍보대사’
  • 정인준 기자
  • 승인 2012.08.2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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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조류학자에게 듣는 백로의 세계
천적 없고 먹이 풍부해 개체수 급증
삼호대숲 국내 최다 8천마리 서식
▲ 20일 구 삼호교 인근 태화강에서 백로떼가 먹이를 찾고 있다. 정동석 기자
태화강 삼호대숲에 울산의 시조(市鳥)이면서 태화강 3보(寶, 바지락·까마귀·백로) 중 하나인 백로가 돌아오고 있다. 급속한 도시화와 공해에 서식지를 잃고 떠났던 백로가 돌아옴으로써 생태와 환경이 복원된 ‘에코폴리스 울산’의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일 울산시에 따르면 올해 태화강 삼호대숲에 둥지를 튼 백로는 8천여 마리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3~4월 봄철에 찾아와 가을인 10월에 울산을 떠날때 까지 번식한 백로를 추산한 것으로, 백로생태를 처음 관찰한 2004년 4천 마리에서 8년만에 두 배로 는것이다. 특히 백로는 2010년 6천 마리에서 최근 2년간 개체수가 급증했다. 태화강 대공원이 조성되면서 삼호대숲의 안전한 서식처와 은어가 돌아오는 등 먹이사슬이 회복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조류학회에서는 세계적으로 백로 서식지가 파괴되는 상태에서 이례적으로 백로 개체수가 많아지고 있는 울산의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김성수(경북대 조류생태학, 울산학춤보존회) 박사는 “삼호대숲 백로서식지는 전국 최대 규모(전남 무안 3천 마리, 강원도 영양 2천 마리, 강원도 횡성 760 마리)이면서 도심 서식지로는 유일하다”며 “울산의 경우 대숲은 번식기에 뱀으로부터 알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고, 태화강은 먹이가 풍부해 천혜의 서식처다”고 밝혔다.

한국생태환경연구소에 따르면 울산의 삼호대숲은 우리나라를 찾는 백로 7종(쇠백로, 황로, 중대백로, 중백로, 왜가리, 해오라기, 흰날개 해오라기) 모두를 관찰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이 연구소 이기섭 박사는 “최근 울산 태화강에 백로 개체수가 크게 증가한 것은 생태환경이 복원되며 예전에 떠났던 백로들이 먹이와 번식을 위해 다시 찾오는 현상으로 봐야 한다”며 “최근 개체수가 크게 늘었지만 습지가 없기 때문에 먹이활동이 강이나 논으로 한정돼 있어 현재 상태에서 더 증가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우선 울산시는 대숲을 더 확장해 백로가 더 많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는 지난해부터 삼호대숲 5만3천㎡에 대나무를 심어 올해말까지 기존 6만5천㎡에서 11만8천㎡로 대숲을 확장시킬 계획이다. 또 태화강 지천을 정비해 본류의 수질을 유지한다.

울산시 관계자는 “백로는 울산시의 시조로 상징성이 있다”며 “생태환경이 건강해지면 백로들이 꾸준히 온다는 것을 알려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산교육장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시는 21일부터 울산환경기술센터와 울산에너지촉진시민포럼과 합동으로 ‘백로생태학교’를 개최한다. 이 프로그램에는 학생·시민 등 400여명이 참가해 백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울산학춤 공연감상, 종이학 접기 등을 체험한다.

정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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