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교수를 비난하려면
안철수 교수를 비난하려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8.20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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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많은 사람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사람이 안철수 교수이다. 반면 그 만큼 비난받고 있는 사람 역시 안 교수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하고 혼란스럽다. 특정인을 어떤 사람들은 존경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비난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세상을 살만큼 산 나도 혼란스러운데 젊은이들이나 학생들이야 오죽 혼란스러울까?

그를 비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강 이러하다. 벤처기업을 13년 정도 했고 그 기업이 소프트웨어업계에서 세계 387위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姑 정주영회장이나 이병철회장에 비하면 별것 아니라는 것이다. 1천500억 원의 사재를 사회에 내놓았지만 이것도 앞으로 대통령을 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것이다. 순수하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지만 이것도 카이스트에 잠깐 있다가 더 좋은 자리가 생기니 옮긴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결국 안교수는 좋은 자리를 찾아다니는 사람 중 한사람에 불과하다고 결론짓는다.

그리고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구명운동을 했으니 부도덕한 구명운동을 한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또 종북 주사파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히지 않았으니 자신의 비전과 철학을 분명히 밝히지 않는 것이라고 비난한다.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것인지 아닌지를 밝히지 않는 것도 비판의 대상이라고 한다. 정치적 경험이 없다고도 한다.

“우리 사회에서의 정치 경험이 대단한 것은 아니다. 요즈음에도 돈으로 공천받고 지역연고 잘 잡아 줄만 잘 서면 쉽게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 이런 정치 풍토에서의 정치 경력이 그렇게 의미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안 교수는 정치를 한 적이 없기 때문에 검증이 되지 않은 인물이다”고 말한다. 말의 줄거리를 보면 그가 사회적으로 해악해서 비난받을 만한 내용은 거의 없다. 좀 걸리는 게 있다면 최태원 회장에 대한 구명운동인데 이것은 얼마 전에 솔직히 잘못된 일이라고 사과를 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존경하는 이유는 뭘까.

그의 의지와 열정을 존경하는 것 같다. 명문대학출신 의사로서 안정되고 편안히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연구하고 노력해서 벤처기업을 만들어 성공시켰다. 그 결과물을 자신의 영달을 위해 향유하지 않고 사회를 위하여 내놓았다. 바이러스치료용 프로그램의 공짜사용, 1천500억원의 사회기부금, 회사경영을 함께 고생한 사람들에게 맡긴 것 등이 그것이다. 그에겐 자신보다 남을 배려하고 사회전체를 먼저 생각하는 양보와 희생정신도 있다.

이런 정신은 앞에서 말한 사회기여를 통해 증명됐고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확인됐다. 출마하면 당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이 당선되도록 양보하고 도와줬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안 교수의 인물 됨됨이는 이미 검증됐다. 그의 인생관과 사회에 대한 의식, 진실성과 정직, 그리고 매사에 신중함이 이미 드러났다. 이런 그의 장점을 대부분 사람들은 느낌을 통해 알고 있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우리 정치지도자로 그가 출마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반면에 안 교수를 두고 거품에 쌓여있다는 둥, 상처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사람들이 그를 비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단적으로 말해 대통령선거에 나올 가능성이 있고 현재로선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 여·야 정당들은 자기 당의 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한창 치르는 중이다. 그 후보들 가운데 비난을 적게 받는 사람은 안 교수보다 더 훌륭하고 결함이 없어서가 아니라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비난을 받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안 교수도 당선될 가능성이 전혀 없었더라면 ‘네거티브’들로부터 오히려 존경할만한 인물이라며 극도의 칭찬만 받았을지도 모른다.

안 교수가 비난을 받아야 한다면 부동산투기를 하고 거짓말을 밥먹듯 하는 고위인사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또 힘으로 권력을 찬탈하고 부정축재한 정치인, 권력에 아부해 기업을 유지하며 노동자들의 임금을 착취하는 부도덕한 기업가는 어떻게 처벌해야 하나.

안철수 교수를 비난하려면 먼저 전자의 사람들을 혹독해야 하는게 마땅한 순서가 아니겠는가. 지금 안 교수를 비난하고 있는 사람들은 혹시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권력 앞에서 침묵하고 아부하며 힘없는 자의 정의는 외면하고 강자의 불의에는 박수나 치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그래도 떳떳하고 부끄러움 없이 살아왔다면 안철수 교수를 비난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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