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문화의 거리 축제를 위한 제언
중구 문화의 거리 축제를 위한 제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8.16 21: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월이 되면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주제의 축제가 열린다. 하지만 단지 그 지역민들만의 잔치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음달 14일부터 중구에서도 ‘화합 한마당 문화거리 축제’가 펼쳐진다. 우리의 문화거리축제도 외부적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전통적인 골목문화에 바탕을 둔 문화거리축제는 기성세대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젊은 세대들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독특한 성격의 축제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아쉬움도 없지 않았다. 축제의 집중화를 위한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과 행사에 대한 자기만족적 평가로 ‘나만의 축제’에 그친 점이 그것이다. 특히 외지인들의 관심을 많이 끌어 들이지 못한 것은 흡입력 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창의적 기획의 절실함을 느끼게 한다.

이런 단점들은 주로 중구 문화거리 축제가 구시가지라는 구조적 특성 위에서 마련된 축제라는 점에서 야기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올해 축제에 처음 선 보이게 될 울산의 전통적 대동놀이인 마두희(줄다리기)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두희는 울산의 전통 줄다리기로 운동경기로서의 의미를 가짐과 동시에 공동체적 민속의식으로 1936년까지 이어져오다가 일제에 의해 중단되었다. 이후 광복과 공업도시 선언, 울산 구제(區制)시행 기념행사 및 지역축제 등에서 재연됐으나 진정한 의미의 마두희는 이어지지 못한 상태였다.

중구는 마두희를 80여년 만에 울산 도심에서 부활시키고자 한다. 이 놀이는 그 동안 사라졌던 중구의 전통을 되살린다는 의미와 함께 주민화합과 외부 관광객의 흡수를 목적으로 하는 지역축제의 핵심 모티브를 찾았다는데 가치가 있다. 물론, 울산시민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집중적인 홍보가 필요함은 말할 것도 없다. 성공축제를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관건이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는 ‘마쯔리’라고 하는 전통축제가 있다. 각 지역별로 행해지는 무수한 ‘마쯔리’는 연중 계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수많은 해외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어쩌면 단순한 미신으로 치부될 수도 있는 전통을 그들은 축제로 승화시킴으로서 평소에는 발산하지 못했던 내재된 에너지를 발산함과 동시에 서로간의 화합을 도모하는 단결의 장으로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 축제는 모두가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생명력있는 축제로 발전돼 왔다.

중구도 우리의 소중한 전통을 축제 속에 녹여 일방이 아닌 쌍방, 구경만이 아닌 참여하는 우리의 축제, 그래서 세계인을 불러 모으는 잔치로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차제에 이번 축제가 성공적인 축제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으로 ‘기획’과 ‘구성’을 언급하고자 한다.

축제는 기획력이다. 지금까지 다양한 지역의 행사과정을 살펴보면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온 것이 바로 기획력이었다. 전문적인 노하우를 갖고 있는 인재를 양성해야 하고, 즐길 줄 아는 구성원이 각 부분을 담당해야 우수한 기획이 산출되고 효율적인 진행과 극대화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축제 구성전략도 필수적이다. 성공적인 축제의 구성은 테마와 주제가 있는 작품연출이어야 함은 더 강조할 필요가 없다. 그러기 위해선 주민들의 충분한 의견반영이 더해져야 한다. 그래야만 많은 참여를 이끌 수 있다. 그러나 이권다툼의 축제는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우리의 축제가 전국적인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하려면 축제의 막이 내림과 동시에 다가올 1년 뒤의 축제 구상을 시작해야 한다. 그 구상을 위해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반응하고, 행동하고, 바라봐야 한다.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창의성을 개발하기 위해 축제전문 인력들로 하여금 축제와 문화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덧붙여 축제하면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성공적인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 외에 입으로 맛 볼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되면 금상첨화다. 더욱이 몸으로 느끼고 체험할 수까지 있다면 한층 더 기억에 남는 축제가 될 것이다.

이번 중구 문화거리축제는 공간의 부족함이 아쉽다. 하지만 중부소방서 이전으로 만들어질 공간 활용에 대한 가슴 벅찬 기대가 앞으로의 중구 대표 축제로의 발전을 확신하게 한다. 중구는 일년 내내 축제가 열리는 공간이 될 것이다.

<권태호 중구의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