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알바투입을 비난한 플래카드를 보고 “오히려 조합원들의 자존심을 훼손하는 문구가 아니냐”는 사람도 있다. 말인 즉, 현대차 생산라인은 고도의 기술이 없어도 누구나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한 작업을 하는 곳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라는 것이다.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공정이라면 아무리 값싼 노동력이 있어도 절대 쓸 리가 만무하다. 그냥 비아냥으로만 흘려들을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대차 노사간 이슈가 있을 때마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 중 하나가 ‘천막(텐트)’이다. 이 회사에 텐트가 등장했다하면 일단 ‘무슨 일이 있구나’ 생각하면 틀림없다. 이슈와 천막 숫자는 정비례한다. 현대차 앞을 지나갈 때 천막이 보이지 않으면 일단 ‘정상상태를 유지하고 있구나’ 생각하면 된다. 웃을 일인지 울 일인지 모르겠다.
현대차 노조가 천막치기를 통해 자신들의 의지를 표명하는 것 자체는 그리 탓할 게 아닐 지 모른다. 그러나 현대차가 어떤 회사인가? 한 마디로 글로벌 기업이다. 울산·경주로 수학여행을 오는 학생들에겐 필수코스요, 해외동포들에게 한국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곳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전국적으로 꽤 높은 연봉을 받는다고 알려진 근로자들이 “투쟁”을 외치며 천막을 설치하는 모습은 어떻게 비춰질 것인가. 현대차 노조도 이젠 회사 브랜드가치를 올리는 데 신경쓰길 바라는 마음에서 짧게나마 하는 고언(苦言)이다.
저작권자 © 울산제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