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치기’는 현자노조의 퍼포먼스(?)
‘천막치기’는 현자노조의 퍼포먼스(?)
  • 권승혁 기자
  • 승인 2012.08.12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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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 또 다시 천막이 등장했다. 가뜩이나 부족한 본관 앞 주차장에 여섯 대 주차공간을 차지한 천막 앞에는 ‘완벽품질 외치면서 알바투입 웬말이냐’는 가로 형태의 대형 플래카드가 있다. 고성능 스피커도 보인다. 천막 설치 후부터 아침 저녁으로 노동가가 힘차게(?) 울려 나온다. 소리 크기가 장난이 아니다. “좋은 노래도 한두 번”이라는 말이 있는데, 연일 고성으로 틀어주는 노동가로 인해 괴로움을 호소하는 직원도 나온다.

한편 알바투입을 비난한 플래카드를 보고 “오히려 조합원들의 자존심을 훼손하는 문구가 아니냐”는 사람도 있다. 말인 즉, 현대차 생산라인은 고도의 기술이 없어도 누구나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한 작업을 하는 곳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라는 것이다.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공정이라면 아무리 값싼 노동력이 있어도 절대 쓸 리가 만무하다. 그냥 비아냥으로만 흘려들을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대차 노사간 이슈가 있을 때마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 중 하나가 ‘천막(텐트)’이다. 이 회사에 텐트가 등장했다하면 일단 ‘무슨 일이 있구나’ 생각하면 틀림없다. 이슈와 천막 숫자는 정비례한다. 현대차 앞을 지나갈 때 천막이 보이지 않으면 일단 ‘정상상태를 유지하고 있구나’ 생각하면 된다. 웃을 일인지 울 일인지 모르겠다.

현대차 노조가 천막치기를 통해 자신들의 의지를 표명하는 것 자체는 그리 탓할 게 아닐 지 모른다. 그러나 현대차가 어떤 회사인가? 한 마디로 글로벌 기업이다. 울산·경주로 수학여행을 오는 학생들에겐 필수코스요, 해외동포들에게 한국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곳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전국적으로 꽤 높은 연봉을 받는다고 알려진 근로자들이 “투쟁”을 외치며 천막을 설치하는 모습은 어떻게 비춰질 것인가. 현대차 노조도 이젠 회사 브랜드가치를 올리는 데 신경쓰길 바라는 마음에서 짧게나마 하는 고언(苦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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